[힐링 남도 여행] 도시재생 프로젝트 ‘광주폴리’ 도심 정체성 반영한 소형 건축물… 뷰-쿡 폴리 등 총 31개 공간 마련 구도심 활성화 방안으로 육성 내년 폴리 연결한 둘레길 조성… “지역 독자 브랜드로 자리매김”
뷰 폴리의 옥상 전경. 광주비엔날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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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8시 광주 동구 서석동 광주영상복합문화관 8층 옥상에서 내려다본 야경(夜景)은 매혹적이었다. 아시아문화의 허브 역할을 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채광창 76개가 등(燈)처럼 환하게 어둠을 밝혔다.
채광창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느티나무, 잔디밭 사이로 설치된 가로 3m, 세로 2m 크기의 사각형 유리창이다. 채광창은 낮에는 도심공원 밑에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햇빛을 받아 어둠을 밝히고, 밤에는 반대로 내부 불빛을 외부에 전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최고 25m 깊이에 자리해 있지만 채광창이라는 빛의 통로 덕분에 지상에 있는 건물처럼 느껴진다.
광주영상복합문화관 8층은 광주폴리 31개 가운데 하나인 ‘뷰(VIEW) 폴리’다. 뷰 폴리는 독일 미디어아트그룹인 리얼리티즈 유나이티드의 팀 에들러, 얀 에들러와 한국의 건축가 문훈이 참여해 만들었다. 뷰 폴리는 철제구조물인 트리비전 33개가 설치돼 있는데 삼각기둥을 돌리면 표면의 색깔과 디자인은 변하지만 ‘CHANGE’라는 글자는 유지되도록 고안됐다. 김경희 광주폴리운영센터 직원은 “뷰 폴리의 경우 아름다운 야경과 무등산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각종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 하루 200∼300명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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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폴리는 소규모 문화적 건축물을 광주 옛도심에 설치해 장식적 역할뿐만 아니라 도심공동화 해소와 도시재생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3차 폴리 중 한 곳인 뷰 폴리는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광주폴리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와 민주·인권도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도시재생의 건축·예술 프로젝트다. 광주 옛 도심 공동화에 따른 활성화 방안으로 광주만의 독특한 문화·관광브랜드 육성을 위해 마련됐다. 2010년부터 조성된 광주폴리는 국제적 유명 건축가, 예술인,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도시 브랜드를 개발하고 공공예술디자인의 옷을 입으면서 문화도시 품격을 높였다.
광주 동구 산수동 옛 주택가에 자리한 ‘쿡(COOK) 폴리’.
(재)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가 청미장과 콩집에서 진행한 강좌 제목은 ‘광주폴리×로컬식경’이었다. 강좌에는 한국 커피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모모스커피의 부산 커피개발 전략, 조선명란 복원을 통해 명란이 한국 고유 음식문화라는 것을 알린 덕화푸드의 러시아∼북한∼일본을 잇는 명란로드가 소개됐다. 식재료인 콩과 들깨를 중심으로 미향 전라도 음식문화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폴리×로컬식경 강좌는 작품의 단순한 물리적 재생을 넘어 미향의 도시인 광주의 음식문화사. 인문학, 창업, 마케팅 등을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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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와 광주시는 내년까지 폴리 2, 3개를 추가로 설치하고 폴리를 연결하는 둘레길을 조성하는 ‘광주폴리 5(V)차 사업’을 진행한다. 광주비엔날레는 제5차 광주폴리를 이끌어갈 총감독에 배형민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김준영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장은 “광주폴리는 도시경관과 재생에 독자적 브랜드를 구축해 다른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