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이영양증 앓아 눈으로 공부-시험 “법학 공부해 장애인 인권 도움줄것”
“도전해 보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저와 비슷한 아픔을 가진 분들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희망을 버리지 않길 바랍니다.”
이 씨에게 시련이 닥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근육이 무너지는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은 뒤 다리가 휘어지기 시작했고 팔도 서서히 마비됐다. 지금은 산소 호흡기 없이는 호흡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수험 기간 어머니 최선미 씨(58)와 옥천장애인자립센터 활동보조도우미가 수험서 책장을 넘겨주면 이 씨가 ‘눈’으로 공부를 했다. 7과목을 치르는 고졸 검정고시는 이 씨가 답을 말하면 감독관이 OMR 답안지에 마킹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런 대독·대필 시험은 과목당 시험 시간을 10분 연장해 주지만, 이 씨는 연장 없이 모든 문제를 풀어 만점을 받았다. 이 씨는 “대학에서 법학 공부를 해 장애인 인권 개선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