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사진 AP 뉴시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를 뉴 미디어의 거물(mogul)로 만들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그의 정치·사회적 영향력 확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 최고 갑부가 여론을 쥐락펴락하는 ‘소셜미디어 패권’까지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트위터 인수 배경에 여러 해석이 쏟아지는 가운데 미 정치권에선 ‘괴짜 부호’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 시간) 이번 인수가 단순히 경제적 가치 이상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과거 미 뉴욕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수한 것과 같다. 이는 정치적 인수”라며 머스크가 SNS 통제권 등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머스크가 주요 기성 매체 대신 소셜미디어를 인수 대상으로 택한 점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표현의 자유나 사회적 영향력 확대 등 그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위터 이용자들의 데이터 확보를 언급하며 “테슬라나 스페이스X보다 더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회사와 제품을 홍보하는 ‘확성기용’으로 트위터를 인수했다는 시각도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8260만 명이 넘는 ‘열렬한 팬(팔로워)’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간 활동으로 홍보 효고 등 트위터의 경제적 가치를 체감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그의 팔로워 중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를 홍보하는 트윗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자신의 트위터를 테슬라의 주요 마케팅 부서로 만든 것이다. 트위터는 테슬라 성장세를 도왔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머스크의 야망’과 별개로 당장 그가 미칠 정치·사회적 영향력 확대에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정책을 앞세워 정치 지도자나 유명 인사의 ‘여론몰이’ 주장들이 트위터에 범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복귀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의사당 폭동을 부추긴 뒤 트위터 이용이 금지된 상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