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22일 오후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을 찾아 25년생 금강송(金剛松) 한 그루를 심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 중 식목일 계기에 나무를 심었던 국립수목원이지만 문 대통령 부부는 퇴임 직전 찾았다.
국립수목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수목원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로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 중 국정 철학을 상징하는 나무 한 그루씩을 국립수목원에 심어왔다. 다만 문 대통령은 5년 재임 중 식목일 계기에 별도로 국립수목원에 식수는 하지 않았다.
대신 문 대통령은 매년 식목일 전후 청와대 또는 의미 있는 장소에 별도로 식수 행사를 가졌다. 2020년 식목일 당시 산불피해지 강릉을 찾아 ‘금강송’을 심은 게 대표적이다. 올해 식목일에는 4년 전 평양에 심었던 ‘모감주나무’ 한 그루를 청와대 녹지원 앞뜰에 심었다. ‘평화·번영’의 의미를 담았다.
이날 식수 행사에는 최병암 산림청장, 최영태 국립수목원장,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 등 관계기관 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 정기수 농해수비서관, 신지원 제1부속비서관,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 박경미 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
수목원 후문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관상수원 한 켠에 3.6m 아름드리 금강송 한 그루를 심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주목’을 심었던 곳의 옆자리다. 식수를 마친 문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한 번 보고 가자”며 15년 전 노 전 대통령이 심은 나무 곁으로 안내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15년 세월의 흔적을 실감한 듯 “많이 자랐다”고 말했다. “이거를 심을 때 같이 오지 않았는가”라는 최 청장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그 때 왔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수종을 선택할 때 노 대통령은 느티나무를 좋아했었다. 느티나무는 아주 넓게 퍼지니 공간이 넉넉해야 하는데, 공간이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고심 끝에 ‘주목’을 선택한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0년 식목일에 국립수목원에 14년생 은행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0년 30년생 ‘독일가문비’를,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9년 ‘분비나무’를 각각 심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 ‘반송(盤松)’을,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2년 ‘금강송’을 각각 심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황금색 ‘주목’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구상나무’를 각각 식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5월17일 식목일과 관계없이 국립수목원을 찾아 ‘주목’을 심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