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병사에게 에어팟을 도둑맞은 비탈리 세메네츠 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으로 공개한 에어팟의 위치. 인스타그램 캡처
광고 로드중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병사 한 명이 가정집에서 훔친 에어팟 때문에 철수하는 부대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7㎞ 떨어진 호스토멜에 사는 비탈리 세메네츠 씨는 러시아군이 침공 초기 키이우 점령을 위해 공세를 펼칠 때 호스토멜에 들어온 한 병사에게 에어팟을 도둑맞았다.
이후 세메네츠 씨는 애플사가 분실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한 ‘나의 찾기(Find My)’ 앱을 이용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도난당한 에어팟의 이동 경로를 매일 공개했다. ‘나의 찾기’ 앱을 이용하면 분실 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되거나, 블루투스로 연결될 만큼 다른 기기에 가까이 접근했을 경우 제품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광고 로드중
도둑맞은 그의 에어팟은 국경을 넘어 벨라루스 고멜시 근처로 갔다가 지난주에는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 공격을 위해 러시아군이 집결하고 있는 러시아 벨고로드시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지난 3일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러시아 병사들이 벨라루스의 한 우체국에서 세탁기와 랩톱 컴퓨터, 전동스쿠터 등을 모스크바와 옴스크, 울리야놉스크, 노보시비르스크 등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기 위해 포장하는 모습이 찍혔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벨라루스의 마을 나룰리아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 약탈한 물건으로 바자회를 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우크라이나 보안기관이 공개한 전화 감청에는 러시아 병사가 친척에게 컴퓨터와 운동화, 옷 등 쇼핑목록을 받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광고 로드중
약탈한 물건을 포장하는 러시아 군인들. 유튜브 채널 ‘Anton Motolko’ 캡처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