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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스 뿌연 벙커샷, 모래 걷히니 18억원

입력 | 2022-04-19 03:00:00

PGA ‘헤리티지’ 극적 연장 우승
3R 45cm 퍼트 놓쳐 3타 차 9위
4R 이글 2개에 마지막홀 버디로
캔틀레이와 동점 이룬 뒤 포효



조던 스피스가 18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PGA투어 RBC 헤리티지 1차 연장에서 벙커샷 후 공의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는 스피스. 힐턴헤드=AP 뉴시스


‘골든보이’ 조던 스피스(29·미국)가 18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헤드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헤리티지 정상에 올랐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2개, 버디 3개, 보기 2개로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스피스는 같은 타수의 패트릭 캔틀레이(30·미국)와의 1차 연장전 끝에 승리하며 상금 144만 달러(약 17억76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 우승 이후 1년 만이자 통산 13번째 우승이다.

스피스는 전날 3라운드 18번홀(파4)에서 18인치(약 45cm) 파 퍼트를 놓치는 실수로 우승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었다. PGA투어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파 퍼트 실수 영상을 전하면서 “최고의 선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스피스는 선두 해럴드 바너 3세(32·미국)와 3타 차 공동 9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절묘한 벙커샷이 스피스를 살렸다. 2번홀(파5)에서 약 17.6m 거리의 벙커 샷을 홀에 넣으며 이글을 따낸 스피스는 단숨에 선두와 1타 차로 뛰어올랐다. 이어 5번홀(파5)에서도 이글 퍼트에 성공하며 기세를 탄 스피스는 전날 고개를 숙였던 18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캔틀레이와 연장에 돌입했다. 다시 18번홀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스피스는 벙커샷을 홀 약 18cm에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한 반면 캔틀레이는 벙커샷을 11m 거리로 보냈고 결국 파에 실패해 승부가 갈렸다.

스피스는 2015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차세대 골프황제’로 불렸다. 그러나 2017년 7월 역시 메이저대회인 디오픈(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발레로 텍사스 오픈 정상에 서기까지 3년 9개월간 긴 부진에 빠졌다. 한때 92위까지 순위가 내려갔다. 이번 대회 전 20위였던 스피스는 10위로 도약했다.

아내 애니(28)의 숨은 도움도 있었다. 스피스는 “(18번홀 파 퍼트를 놓친 뒤) 평소 내 골프에 대해 좀처럼 얘기하지 않던 아내가 어젯밤엔 ‘5초만 여유를 가져라’고 말했다. 오늘 내내 그 말을 떠올렸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아들 새미가 태어난 후 첫 우승이기도 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