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남부경찰서 운영 교통안내센터 20년간 원활한 교통통제 위해 설치 2000년 신호등 설치後 교통체증 감소 “도로변 흉물 전락” 철거 목소리 높아
울산 공업탑 로터리 도로변에 세워져 있는 울산남부경찰서의 교통안전초소.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던 시기에 설치된 이 초소는 로터리에 신호체계가 도입된 이후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데도 수십 년째 운영 중이어서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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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건물은 뭐지?”
최근 대구에서 울산을 찾은 A 씨(53). 울산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남구 신정동 공업탑 로터리를 지나던 A 씨는 로터리 한쪽 도로변에 있는 가건물을 보고 울산의 지인에게 이같이 물었다. 이 가건물은 30층 안팎의 인근 고층건물과 어울리지 않는 단층건물로 로터리의 도로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건물은 울산남부경찰서가 운영 중인 교통안내센터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교통안내센터가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은 2000년 2월. 봉월로와 문수로, 두왕로, 수암로, 삼산로 등 울산의 주요 간선도로 5개가 연결되는 공업탑 로터리는 교통체증이 심한 곳이어서 원활한 교통통제를 위해 설치됐다. 또 로터리 내에서의 교통사고 발생 시 심각한 교통정체를 유발하고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울산 남구청으로부터 도로 66m² 점용허가를 받아 가건물을 설치했다. 공익 목적이기 때문에 도로 점용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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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업탑 로터리에 2000년 7월 신호등이 설치되면서 교통사고와 교통체증은 크게 감소했다. 신호등 설치 이후 하루 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0.3건으로 급감한 데다 현재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울산시 조사 결과 신호체계 도입 이후 로터리 통과 속도는 시속 22.3km에서 37.6km로, 평균 지체시간은 140.4초에서 117.6초로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공업탑 로터리에 신호체계가 도입된 후 교통여건이 이처럼 크게 개선됐지만 경찰의 교통안전초소는 20여 년째 유지되고 있다. 교통안전초소가 세워진 곳은 울산시 도시계획상 ‘시가지 경관지구’로, 도로변 시설물 설치 등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교통안전초소는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 진입로와 접해 있고 오피스텔 바로 앞에 위치해 상가를 가리고 있어 주민들의 철거 목소리가 높다. 교통안전초소는 울산남부경찰서와 500여 m 떨어져 있다. 주민 B 씨는 “공업탑 로터리에 신호등이 설치된 후 교통체증이 거의 없고 사고도 발생하지 않는데 굳이 울산 랜드마크 도로변 상가 건물 바로 앞에 보기 흉한 가건물 초소를 존속할 필요가 있느냐”며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남부서에서 순찰차가 출동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공업탑 로터리는 울산 도심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돌발 교통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초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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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