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이성시 日 와세다대 교수 ‘고대 동아시아의 민족과 국가’ 발간 고구려-백제도 이민족 인재 등용
이성시 와세다대 문학부 교수가 일본 도쿄 연구실에서 신간 ‘고대 동아시아의 민족과 국가’(삼인)를 소개하고 있다. 이성시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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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이민족이 없던 고대국가는 없었어요. 오히려 이민족을 포용하며 발전했죠.”
이성시 일본 와세다대 문학부 교수(70)는 11일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민족의 틀을 넘어 동아시아에서 이민족과의 교류를 중심으로 한국 고대사를 해석한 신간 ‘고대 동아시아의 민족과 국가’(삼인)를 15일 펴낸다. 앞서 그는 한중일 삼국의 고대사가 현대의 민족국가관에 따라 만들어진 역사라고 지적한 ‘만들어진 고대’(삼인)를 2001년 발간했다. 이번 신간은 1970∼90년대 발표한 그의 논문 14편을 엮은 것이다.
신간은 고구려, 신라, 백제, 가야 등 한국 고대사를 다뤘지만 제목은 그보다 넓은 동아시아를 담았다. 고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 속에서 고대사를 바라보기 위해서다. 재일교포라는 이 교수의 정체성은 경계인의 시각으로 동아시아를 조망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동아시아는 특정 국가의 문화적 우월성을 비교하는 경쟁의 장이 아니라, 사람과 문화가 오간 교류의 장이라는 게 그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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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도 세력 확장을 위해 고구려, 신라뿐 아니라 왜(倭) 출신 인재들을 등용했다. 이 교수는 “북쪽으로 고구려, 동쪽으로 신라 사이에 자리 잡은 백제는 주변국을 견제하기 위해 다국적 인재를 권력층에 적극적으로 포섭했다”며 “왜인들도 능력에 따라 중앙정부 최고위직에서 일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화 시대에는 일국 관점에서 바라본 단면적 역사가 아니라 주변국과의 이해관계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