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7편 출간, 美소설가 스프링어 인터뷰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스틸컷
세계적인 추리 소설 ‘셜록 홈즈’는 영화, 드라마, 게임, 뮤지컬 등에서 수많은 버전으로 재해석됐다. 하지만 셜록 홈즈가 아닌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는 2006년 나온 추리소설 ‘에놀라 홈즈’가 처음이다. 소설은 셜록 홈즈의 가상의 여동생 에놀라 홈즈가 첫째 오빠 마이크로프트, 둘째 오빠 셜록과 미제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렸다. 미국 소설가 낸시 스프링어(74)는 2011년까지 6편을 냈고,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한 7편 ‘검은색 사륜마차’(북레시피)가 4일 국내 출간됐다. 2020년 넷플릭스에서 영화로 제작된 1편 ‘사라진 후작’은 공개 직후 세계 넷플릭스 영화 순위 1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 기세를 이어 제작된 2편 ‘왼손잡이 숙녀’는 올해 가을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스틸컷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스틸컷
역사 소설을 써 본 적이 없던 그는 19세기 중후반 빅토리아 시대의 고증을 위해 치밀한 자료조사를 거쳤다. 그는 “제러미 브렛이 주연을 맡은 셜록 홈즈 영화를 반복해서 보며 영화 속 배경들을 세밀히 살폈다. 빅토리아 시대의 집, 건축물, 드레스 등 주제의 컬러링북을 직접 색칠하면서 데이터들을 내면화했다. 빅토리아 시대 종이인형까지 참고했다”고 말했다.
스프링어는 영국 민담 속 영웅 로빈 후드의 가상의 딸 로완 후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로완 후드 이야기’를 2001년 출간한 바 있다. 이처럼 유명한 남성 캐릭터의 여성 가족을 창조해 내 그들의 성장을 그린 소설을 내는 이유에 대해 “나 스스로가 여성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에게 역할을 부여하거나 능력을 인정하지 않던 역사적 시기에, 여성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당당히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는 것은 마치 퍼즐을 맞춰가는 것처럼 흥미롭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60여 권의 소설을 낸 스프링어는 “지친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쓰는 것은 내 존재의 이유기 때문”이란다.
“지금도 새로운 소설을 집필 중이에요. 펜을 잡을 수 있는 순간까지는 계속 글을 쓸 겁니다. 글을 쓰는 건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펜을 놓는 순간 나의 활동적인 두뇌는 점점 시들기 시작할 겁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