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확진 이력이 있어도 3차 접종을 권고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 코로나19 확진을 경험했던 이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재감염 후 아프고 싶지 않아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부작용 등을 우려해 굳이 또 맞아야 하냐는 불만도 있다.
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스텔스 오미크론의 확산에 따라 확진 이력이 있음에도 3차 접종을 권고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검토 중이다.
일단 확진 후 증상이 미미했거나 백신 부작용을 겪었던 시민들은 3차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확진된 이모(31)씨는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갔다”며 “완치 후 항체가 만들어졌으니 굳이 또 맞아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4)씨도 “앞서 1·2차 접종 때 부작용이 좀 있어서 3차도 고민하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확진이 됐는데, 한번 걸리고 나니 맞을 생각이 더 사라졌다”고 말했다.
오히려 백신 접종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면 재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3차 접종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회사원 전모(28)씨는 “두 번 이상 걸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본다”며 “다시 확진됐을 때만큼 아프고 싶지 않아서 독감주사처럼 또 맞으려 한다. 병원에서도 아팠다면 맞으라고 권고해줬다”고 말했다.
전씨는 “완치됐지만 가까운 할머니 댁에도 불안해서 못 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안전하다면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주모(29)씨도 “다시 확진됐을 때 덜 아픈 게 났다고 생각해서 3차도 접종할 계획이다”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언제 어떻게 생겨날지 모르지 않나”고 말했다.
3차 접종 후 확진된 조모(62)씨는 “위중증으로 가는 걸 막기 위해 접종한다는 걸 알지만 접종해도 확진되니 4차 접종이 시작되면 좀 고민될 것 같다”면서도 “주변에서 백신을 안 맞고 확진돼 더 고생하는 모습을 봐서 아무래도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정부가 백신 접종보다는 치료제 공급을 포함해 대면 치료를 제때 할 수 있는 체계를 정비하는 것이 우선이라 지적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아무리 맞아도 코의 점막에 백신 면역항체는 아주 일부 생긴다. 정부에서 백신보다는 치료에 더 의미를 두고 격리 없이 진료를 보도록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차 접종에 대해선 “4차 접종은 8주 후면 항체가 다 떨어지는 등 과학적 근거가 아직 부족해 해외에서도 권고가 거의 안 되고 있다. 한번 감염된 분들의 자연 면역이 훨씬 오래 간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