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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5가지 유념해야 ‘文 전철’ 안 밟는다

입력 | 2022-03-19 11:22:00

[김수민의 直說] 국정수행 긍정 전망 낮은 尹, ‘반대층 공고화’ 피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및 부위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동아DB]

한국 정치 패턴이 깨지고 있다. ‘한 번 정권을 잡은 정당은 대선을 한 번 더 이긴다’는 ‘2연속 집권 법칙’이 깨졌다. 법칙 파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10년 집권 법칙’이 무너졌다. 2020년 총선에서 범여권이 국회 의석 60%(180석)을 가져간 것도 초유의 일이었다. 여론의 집중 질타를 받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집권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잘할 것 52.7% vs 잘 못할 것 41.2%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힘도 또 다른 고비를 맞고 있다. 정권교체를 통해 들어선 정부는 국민의 높은 기대를 받곤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역대 대선 직후 실시한 국정수행 전망 여론조사 결과를 보자. 정권교체를 이룬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정수행을 잘할 것’ 79.3%, ‘못할 것’ 13.9%였고, 문재인 대통령은 74.8% 대 10.6%였다. 정권연장으로 집권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64.4% 대 27.2%였다(그래프 참조).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은 이번 조사에서 ‘잘할 것’ 52.7% 대 ‘잘 못할 것’ 41.2%로 나타났다. ‘잘 못할 것’이라는 응답은 광주·전라(57.5%), 제주(57.3%) 등 민주당 이재명 전 대선 후보 강세 지역에서 높았고, 서울(46.4%)과 인천·경기(46.4%) 등 수도권에서도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당선인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는 연령별로는 30대(48.6%), 40대(62.8%), 50대(48.1%)가 많았고, 성별로는 남성(39.4%)보다 여성(43.0%)이 높았다.

“기대치가 낮으니 부담도 적을 것”이라는 싱거운 말로 넘어갈 현상이 아니다. ‘정권교체 50% 이상 대 정권연장 40% 이하’ 구도가 선거와 함께 깨진 채 새 정부 반대층이 선거 직후부터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가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더라도 그 이상의 반대층을 만들어낸다면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고 만다. 국정운영 성공을 위해 윤석열 정부는 ‘반대층 공고화’를 피해야 한다.

첫째, 윤 당선인부터 인식을 바꿔야 한다. 선거 종반 윤 당선인이 쏟아낸 발언 몇 가지를 보자. “민주당은 좌파혁명세력”이라는 공세가 있었다. 민주당 정권기에 ‘혁명’이 일어난 적도 없거니와 평등과 분배, 그리고 노동권이 신장되는 ‘좌파’적 성과도 없었다. 당선인은 민주당 노선을 두고 ‘철 지난 이념’이라고 표현하지만, 당선인이 선호하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등의) 자유시장주의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당선인은 ‘이념 과잉’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언론노조는 민주당의 첨병”이라는 발언은 어떤가. 민주당 정권의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을 앞장 서 저지한 언론노조로서는 황당한 일이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적의 편’이라고 모는 행태는 민주당이 최근 몇 년간 되풀이한 것이다. 결국 자기편을 축소하고 상대편을 확장하는 역효과를 냈다. 윤 당선인의 선거 막판 언행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다시 돌아온다”는 경보를 울렸다. 국민의힘 거부층이 이 전 후보에게 결집함으로써, 출구조사 결과 50대에서 패했고 2030세대에서 기대만큼 이기지 못했다. 국정운영을 이런 선거운동처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둘째,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불거진 후보자들 관련 의혹을 공명정대하게 처리하고, 자기 가족도 예외가 아니라던 공언을 지켜야 한다. 당선인은 이해관계자이고, 대통령이 되면 법무부 장관·특별검사 등에 대한 임명권을 가진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김오수 검찰총장의 임기를 존중하고 절제력 있는 인물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것이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자세다. 특검을 도입할 경우 국회 여야 합의에 일임해야 한다.
블루칼라·비수도권 청년에 관심 가져야
셋째,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인위적인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지워야 한다. 민주당을 ‘갈라쳐’ 일부를 빼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 봤자 여대야소로 정국을 뒤집기 어렵다. 민주당 의원을 영입해 의석을 확대한다고 해서 그만큼 지지율이 오르지도 않는다. 1990년 3당 합당 결과 당시 전체 국회 의석 299석 중 218석을 차지하는 초거대 여당 민주자유당이 출현했지만, 2년 뒤 치른 총선에서 과반수에 미달하는 149석으로 도로 줄어든 전례가 있다.

그래도 ‘상대편’이 분화되기를 바란다면 선거제도 개혁을 꾀해야 한다. 지지율과 의석수가 최대한 비례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민주당 지지층이 비로소 제3의 정당으로 적잖게 흩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 경우 국민의힘 지지층 역시 분화되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이렇게 일대일 구도를 무너뜨리는 제도적 개혁은 민주당이 내놓은 정치개혁 방안을 상당 부분 수용하는 것과 함께 국민의힘 내부 합의를 이뤄야 가능하다.

넷째,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원외 인사들의 견해를 경청해야 한다. 2020년 총선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역대 최악의 성적을 받아든 선거였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당선되기 수월했던 지역에서 당선한 이들이다. 지금 국민의힘에 무엇이 부족한지 가장 잘 알고, 당을 쇄신하려는 의지가 가장 큰 사람들이 원외 당협위원장을 포함한 당원들이다.

다섯째, 2030세대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출구조사 결과 50대 지지율에서 뒤처졌음에도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2030세대에서 신승’이다. 2030 상당수는 한때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강력히 반대했지만 민주당 정권에서 생활의 곤란함이 그대로거나 더욱 심해지면서 표심을 바꿨다. 새 정부도 잘 못하면 이들의 반감을 살 것이다. 특히 젠더 갈등에 묻혀 이번 대선에서 조명받지 못한 ‘저소득층’ ‘블루칼라’ ‘비수도권’ 청년에게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

김수민 시사평론가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31호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