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우크라인들 러 침공에 분노 “가족들 걱정에 뜬눈으로 밤새워… 한국서 할 수 있는 일, 뭐든 할 것” 오늘 기도회, 내일 러 대사관앞 시위
재한 우크라이나인 5명이 손팻말을 들고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있다. 손팻말에는 ‘전쟁을 멈춰라’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지금이라도 우크라이나에 돌아갈 수 있다면 바로 군에 자원하겠어요.”
우크라이나인 알레나 비츠코 씨(26)는 고국이 러시아에 침공당해 수도 키예프 함락이 임박했다고 알려진 2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용가로 지난해 여름 방한한 비츠코 씨는 러시아 침공 후 고향으로 돌아갈 길이 막혔다. 고국에 있는 아버지와 친구 여럿이 군에 자원입대했다고 한다. 비츠코 씨는 “한국에서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할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스터디카페에 모인 재한 우크라이나인 5명은 “가족들이 걱정돼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으로 국내 체류 우크라이나인은 약 2800명이다.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은 26일 서울 마포구 성 니콜라스 정교회 성당에서 공동기도회를 열고, 27일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반전시위를 할 계획이다. 율리야 곤차렌코 씨(29)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