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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도미노’ 못 견디고… 삼성 이상민 감독 사퇴

입력 | 2022-01-27 03:00:00

성적 꼴찌-확진에 음주운전까지… 2017년 챔프전 뒤 내리 PO 실패
남은 시즌 이규섭 대행 체제로
54경기 징계 천기범 은퇴 선언



뉴스1


‘컴퓨터 가드’로 명성을 날렸던 프로농구 삼성의 이상민 감독(50·사진)이 팀 성적 부진과 연이은 선수단 사고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했다.

삼성은 26일 “이 감독 의사를 구단이 받아들였다. 잔여 시즌은 이규섭 코치 대행 체제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지만 지도자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연세대 시절부터 ‘오빠부대’ 팬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닌 이 감독은 KCC와 삼성, 국가대표팀에서 화려한 현역 시절을 보내고 2010년 은퇴했다. 2014년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두 번째 시즌에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3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KGC에 2승 4패로 아깝게 밀려 우승컵을 놓쳤지만 ‘스타 출신 지도자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을 뒤집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 4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시즌에도 7승 27패로 최하위로 처지면서 화려한 이력에 돌이킬 수 없는 흠집이 났다. 매 시즌 도중 주력 외국인, 국내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고, 야심 차게 트레이드 등으로 영입한 선수들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결과였다.

악재도 이어졌다. 2019년 드래프트 신인 1라운드에서 영입한 김진영이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징계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선수단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극심한 성적 부진에 구단 분위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가운데 상무에서 전역해 복귀한 천기범이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최근엔 선수와 팀 관계자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감독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삼성 역대 가장 긴 시간 지휘봉을 잡았던 이 감독은 정규리그 통산 401경기에서 160승 241패(승률 0.399)의 기록을 남겼다.

한편 음주운전으로 5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천기범도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이날 은퇴를 선언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