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3억 적자서 ‘반도체 신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015년 8월 SK하이닉스 M14 반도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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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이자 기회다.”
2011년 SK가 하이닉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뒤 회사 내부에서 나온 얘기다. 시장 전망은 엇갈렸다. 2012년 2월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첫마디는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연간 적자 2000억 원대로, SK가 3조4000억 원에 인수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까지 10년간 누적 71조5000억 원(추산)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SK는 SK하이닉스를 발판으로 키옥시아(옛 도시바)와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기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2000억 원 적자 ‘미운오리새끼’에서 ‘K반도체 핵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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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직후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규모 투자 등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인수 직후부터 현재까지 매년 조 단위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최근 5년간은 매년 10조 원 안팎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2015년과 2018년, 2021년 각 3년마다 M14, M15, M16 공장을 신규 준공했다.
○ AI·메타버스·첨단 반도체 투자 나서
SK의 ‘ICT 연합’이 투자 주체로 등장했다. 박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 사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 간담회에서 1조 원 이상의 공동 글로벌 투자자본을 조성해 AI, 메타버스, 첨단 반도체 투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는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되는 과정에서의 큰 획을 그은 이벤트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의 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었고, 또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시스템반도체에, SK는 첨단 IT 산업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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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