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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열흘간 해외출장 동행한 김문기, 李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

입력 | 2021-12-24 00:00:00

2015년 1월 당시 성남시장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뉴질랜드에서 찍은 사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이 후보 왼쪽),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왼쪽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숨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2019년 대장동 개발 업적을 과장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사실을 언급하며 “세부 내용을 재판 과정에서 파악하는 데 주로 알려줬던 사람이 이분”이라고 했다.

대장동 개발은 2015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김 처장은 이 사업의 실무자였다. 이 후보는 2010∼2018년 성남시장을 지낸 뒤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이 후보의 말대로라면 개발동 사업을 총괄했던 성남시장 때에는 김 처장을 몰랐고, 성남시를 떠난 뒤에야 알게 됐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이 후보가 2015년 1월 6∼16일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때 김 처장도 동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찰단은 총 12명으로 규모가 크지 않았다. 이 후보 측은 단순히 동행한 산하기관 직원이라 이 후보가 몰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불과 6년 전 해외에서 열흘간 함께 숙식하고 일정을 소화한 사람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납득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이렇다 보니 야당에선 “이 후보가 선택적 기억으로 일부러 외면하는 것”이라고 의심한다. 김 처장의 사망과 관련해 이 후보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장동 개발 당시에는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는 것이다. 앞서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 초기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에 대해 “측근 그룹에도 끼지 못한다”고 했다가 나중에야 “가까운 사람인 건 맞다”고 인정한 적이 있다.

이 후보의 관리감독 아래 대장동 개발 실무를 맡았던 성남도개공에서 김 처장과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고, 유동규 씨는 구속기소됐다. 이 후보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마땅하다. 이들에 대해 “몰랐다”, “측근이 아니다” 등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발언을 거듭할수록 무책임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만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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