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AFF 홈페이지 캡처)© 뉴스1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 칼랑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22일 오후 9시30분(이하 한국시간) 스즈키컵 4강 1차전을 치른다. 25일 같은 시간에는 2차전이 펼쳐진다.
동남아시아 내에서도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던 인도네시아 축구는 신태용 감독 부임 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는 곧바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스즈키컵 조별리그 최다인 13골을 작렬하며 A·B조 통틀어 가장 화끈한 팀으로 변모했다.
단순히 성적만 좋은 것도 아니다. 신 감독은 캄보디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마친 뒤 “앞서 있다고 방심하거나 자만하는 선수들은 최고가 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비난, 선수들을 자극하고 정신력을 개조하는 등 ‘여우’다운 지도력을 선보였다.
신 감독의 지적을 받은 인도네시아는 이어진 3경기 중 2경기에서 후반 막판까지 득점을 이어가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조별리그를 3승1무(승점 10) 무패로 마무리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AFF 홈페이지 캡처)© 뉴스1
인도네시아는 아직 스즈키컵 우승 경력이 없다. 최근 4번의 대회에서 3번 모두 조별리그에 그쳤던 만큼 4강도 장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선전 중인 ‘신태용호’는 4강을 넘어 사상 첫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신 감독은 “잠재력을 가진 젊은 선수들이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 게 기쁘다. 한계를 느끼고 싶지 않다”며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축구를 탈바꿈 시키며 지금껏 이루지 못한 역사에 도전하는 모습은 흡사 동남아시아에서 맹활약중인‘대선배’ 박항서 베트남 감독을 보는 듯하다.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은 약체로 꼽히던 베트남의 체질을 바꾸며 견고한 수비를 갖춘 ‘동남아 강호’로 성장시켰다.
이미 많은 지지와 응원을 받고 있는 신태용 감독 역시 스즈키컵 결승에 올라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면, 박항서 감독이 그랬듯 안팎으로 더 큰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역시 4강에 올라 23일과 26일 태국을 상대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만약 베트남이 태국을 물리치고 인도네시아가 싱가포르를 꺾으면, ‘영웅’ 박항서 감독과 그와 같은 길을 걸으려는 신태용 감독이 동남아시아 패권을 놓고 다퉈야하는 얄궂은 맞대결이 성사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