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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필러 안돼”…775억 걸린 낙타 미모 대회서 줄줄이 실격

입력 | 2021-12-09 20:00:00

낙타 미모 대회에 출전한 낙타들. 인스타그램 캡처


수백억대 상금이 걸린 낙타 미모 대회에서 보톡스, 필러 등의 성형 시술을 한 낙타들이 줄줄이 실격 처리됐다. ‘자연 미모’ 낙타를 뽑기 위한 대회에서 부정행위가 이어지자 주최 측이 단속에 나선 것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압둘아지즈 국왕 낙타 축제’에서 보톡스 주사 등 미용성형 시술을 받은 낙타 43마리가 실격 처리됐다.

이달 초에 시작된 ‘압둘아지즈 국왕 낙타 축제’는 가장 아름다운 낙타를 뽑는 대회로, 총상금은 6600만 달러(약 775억 8300만 원)에 달한다. 심사위원들은 낙타의 머리, 목, 혹, 의상, 자세 등을 꼼꼼히 따져 순위를 매긴다. 보톡스 주사나 안면 성형, 얼굴 주름 제거와 같은 미용 시술은 일절 금지된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는 우승을 위해 낙타의 머리와 입술에 보톡스를 주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낙타에 호르몬제를 투여해 신체 부위 일부를 부풀리고, 필러를 시술한 사례도 나왔다. 

앞서 8월에는 한 참가자가 낙타 입술에 보톡스를 주입했다가 입술이 터진 영상이 공개돼 동물학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SPA통신 측은 “(주최 측이) 낙타의 미용을 위한 모든 조작과 속임수를 중단시킬 것이고, 이를 위반한 참가자들은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낙타 사육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지역 전역에서 유사한 축제가 열릴 만큼 활성화돼 있다. 낙타 미모 대회는 낙타경주, 판매, 전시 등과 함께 대규모 낙타 축제의 일부를 구성한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