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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로 멸종됐던 ‘암살자 거미’ 발견…“종의 회복 어려울 것”

입력 | 2021-11-18 10:41:00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 거미를 잡아먹는 거미, 일명 ‘암살자 거미’가 다시 발견됐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지난해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 이후로 보이지 않았던 펠리컨 거미 암컷 한 마리와 새끼 한 마리가 최근 산불 발생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펠리컨 거미’(Archaeidae) 일명 ‘암살자 거미’는 약 5mm 길이로 길쭉한 목과 강력한 턱을 가지고 있어, 쥐라기 시대부터 나뭇잎 쓰레기를 분해하고 해충을 잡아먹는 등 생태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왔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암살자 거미’는 다른 거미를 턱에 가두고 공중에 매달아두는 방식으로 사냥, 숲의 “작은 늑대들”이라고 불린다.

과학자들은 2019~2020년 발생한 호주 산불로 펠리컨 거미가 멸종했을 것으로 추측해왔지만, 지난 9월 마지막으로 발견된 서식지에서 불과 약 3.8km 떨어진 곳의 나뭇잎 더미 아래에서 펠리컨 거미 두 마리를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DNA 확인 절차를 통해 새로 발견된 거미들이 펠리컨 거미임을 확인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박물관의 거미학자 제시카 마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펠리컨 거미들은 생태계의 기능에 매우 중요하지만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척추동물과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고 생각하며, 무시하거나 혐오하곤 한다”며 “관심을 갖게 되면 어느 순간 감정적 유대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재 이후 계속된 연구에도 발견할 수 없었던 거미를 발견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다른 개체도 수색하고 또 보호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마쉬는 이 거미들이 울창한 나무 속에 둥지를 틀기 때문에 이미 화재로 파괴된 숲에서 이 종이 다시 번성하기는 어려우리라고 전망했다.

2019년과 2020년 호주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10억 마리 이상의 포유류, 조류, 파충류도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