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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국민지원금 놓고도… 李 “지금 급하다” vs 尹 “돈뿌리기 그만”

입력 | 2021-11-16 03:00:00

李, 반대하는 홍남기에 직격탄… “따뜻한 방안 책상서 정책결정”
尹측, 인플레 위험수위 진단… “현금 살포 멈추고 물가 챙겨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 지원에 정부 예산을 동원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두 후보가 엇갈리는 지점은 지원 시점과 대상이다. “지금이 급하다”는 이 후보와 달리 윤 후보는 “지금은 물가 대책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는 15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내년보다 지금이 더 급하고, 더 중요하다”며 “지금 당장 어려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의 매출을 늘려줄 수 있는 소비 쿠폰을 전 국민에게 공평하게 지급해서 가계소득도 지원하는 정책들에 대해 당 대 당 협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내가 당선되면 해주겠다’고 국민을 속여 자신의 목적을 이루려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 단계에서 충분히 협의해주시도록 요청드린다”고도 했다.

민주당도 의석수 우위를 바탕으로 이 후보의 주장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상회복지원금’이라고 이름 붙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10조 원 증액안이 포함된 예산안의 의결을 강행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반대했지만 부대 의견으로 병기해 예결위에서 추가 논의하도록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일상회복지원금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내년 1월부터 지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기획재정부를 향한 압박 수위도 높였다. 특히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콕 집어 “홍 부총리를 포함한 정책 결정 집행자 여러분들께서 따뜻한 방 안의 책상에서 정책 결정을 하는 것이 현장에선 정말로 멀게 느껴진다”며 “다수 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 현장 감각도 없이 국민이 낸 세금과 맡긴 권한으로 필요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깊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에 반대하는 홍 부총리를 직격한 것.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지역화폐·골목상권 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찾아서는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몰현장성, 탁상행정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는 재정을 통한 무분별한 돈 뿌리기를 지속해 왔다.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라며 “돈 뿌리기 그만하고 물가 대책에 주력하라”고 썼다. 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소상공인 지원이나 각종 지원 정책에 재정을 활용하더라도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 측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정부 여당의 현금성 지원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캠프 경제 분과 간사를 맡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순히 돈을 뿌리는 형태가 되면 국가 부채만 늘어나고 원하는 정책 목표는 얻지 못한다”며 “최근 인플레이션의 이상 조짐은 문재인 정부의 돈 뿌리기도 일조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 대신 윤 후보 측은 집권 이후 자영업자 손실보상에 초점을 맞춰 5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