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학교 이산화탄소 측정하는 美부모들…추워도 교실 창문 열어야

입력 | 2021-11-03 14:14:00

[코로날리지(Corona+Knowledge)]<26>
신규확진 24%가 10대…“증가세 계속될 것”
美교실 내 이산화탄소 측정하니 권장 농도의 5배 이상
환기 안되고 있다는 증거…감염 막기 위해 교실 환기 필수




“10대는 집단 생활을 하고 사회활동이 활발하지만 예방접종률이 굉장히 낮습니다.”

3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10대 비율이 늘어나는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날 신규 확진자 2667명 중 24%가 10대로 집계됐습니다. 손 반장은 “10대를 기반으로 한 환자 증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등교한 고등학생들이 창가에서 인사를 건네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10대 확진자 증가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의 길을 걷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큰 숙제입니다. 영국에서는 최근 청소년의 코로나19 발생률이 전체 인구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습니다. 이같은 확산세의 배경으로 3일 뉴욕타임스(NYT)는 영국이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아동·청소년 접종을 늦게 허가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9월 개학 후에야 12~15세 접종이 시작된 점이 영향을 줬다는 것입니다.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그리고 ‘환기’
각국이 청소년 접종의 안전성과 필요성을 따지는 사이, 아이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할 방법을 찾아 나선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지난달 10일 NYT는 학교에 이산화탄소 측정기를 들려 보내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보도했습니다.

교실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재는 이유는 ‘환기’ 때문입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환기가 잘 되지 않을 때 높아집니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공기를 통한 코로나19 전파 위험성도 높아지곤 합니다. 코로나19는 공기 중에서 3시간 가량 생존하는데, 만일 입자가 작은 에어로졸에 실려있다면 공기 중에서 10m 이상 퍼질 수 있습니다.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환기가 필요합니다.

미국 마이애미의 한 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 AP뉴시스

NYT가 소개한 미국 아칸소의 한 학부모는 이산화탄소 측정기를 사용해 학교의 공조 시스템이 고장난 것을 발견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권장하는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800ppm 이하이나 교실 내 농도가 4000ppm에 달했던 것이지요. CDC는 교실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창문을 열고, 냉·난방 등 공조 시스템의 환기 기능을 최대로 설정하고, 공기 청정기를 사용할 것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추워도 교실 창문 열어야
학교 내 환기에 주목하는 국가는 미국만이 아닙니다. 나딤 자하위 영국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잉글랜드의 모든 학교에 월말까지 이산화탄소 측정기를 배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독일은 지난해 10월 이산화탄소 측정기 설치에 50억 유로(약 6800억 원)를 투입했습니다.


등교를 앞두고 방역 준비를 마친 한 고등학교에서 교실 창문이 활짝 열려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부도 환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교육 분야의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발표하며 “동절기 교실 환기, 마스크 상시 착용, 손씻기 등 기본수칙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복도로 난 교실 창문과 건물 밖으로 난 복도 창문을 계속 열어두어야 합니다. 아래쪽에 있는 창문보다는 위쪽에 있는 창문을 여는 것이 좋습니다.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가라앉기 때문에 공기 순환을 위해선 위쪽 창문을 열어야 합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학교 방역환기 가이드라인’은 11월 초 배포될 예정입니다.


이지윤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