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1932∼2021]빈소 마련 첫날 표정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에서 27일 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상단 왼쪽)과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앞)이 조문을 왔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정치권을 비롯한 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상단 왼쪽 사진부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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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조문객들은 “과오가 있었지만 선진국의 기반을 닦고 현대사의 이정표를 세웠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특히 이날 빈소에선 6공화국의 핵심 요직을 맡으며 ‘격동의 현대사’를 연출했던 주인공들이 30여 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제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이어지면서 빈소는 하루 종일 북적였다.
○ 6공화국 인사들 한자리에
‘6공 인사’들은 이날 오전 10시 빈소가 열리기 전부터 장례식장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6공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전 의원을 비롯해 노재봉 이홍구 전 국무총리, 최각규 전 경제부총리, 정해창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종휘 전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안교덕 전 민정수석비서관,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정구영 전 검찰총장,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 등 6공화국 핵심 측근들은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오후 늦게까지 빈소를 지켰다.
박철언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용서를 구한다’는 유언에 대해 “광주 문제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은 기소되지도 않았고 유죄 판결을 받지도 않았다”면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과) 두 분이 가까웠으니까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합쳐서 용서를 구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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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실에 차려진 빈소
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이날 2층 일반실(3호실)에 차려졌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오전 10시부터 조문객을 받은 이유에 대해 “3호실에 먼저 빈소를 차린 고인의 발인이 끝나기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조문객들은 “빈소가 생각보다 좁아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빈소는 부인 김옥숙 여사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이 지켰으며 이날 귀국한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여야 정치인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과오는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 기여한 점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빈소에 마련된 방명록에 별다른 글을 남기지 않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조문했다. 청와대에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비서관이 빈소를 찾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현대사에 큰 이정표를 남겼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경선 토론회가 끝난 뒤 빈소를 찾았다. 노 이사장과 친구인 지상욱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종일 빈소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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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의 빈소 좌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보낸 근조 화환이 자리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및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가 보낸 화환도 함께 놓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