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인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KCC)이 만약을 전제로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클러치 상황에서 본인이 ‘위닝 샷’으로 마무리 짓고 싶은 패턴을 그려보고 있다. 곹밑에서 외곽으로 스크린을 받아 빠져 나온 뒤 3점 슛을 던져 넣는 상상이다. 용인=유재영기자 elegant@donga.com
프로농구 KCC의 에이스 이정현(34)은 KBL(한국농구연맹) 레전드 가드인 양동근(40) 현대모비스 코치 ‘따라하기’에 푹 빠져 있다. 자신이 주장을 맡았던 지난 시즌에는 우승을 놓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의욕을 다시 살리고, 자신도 팀 기여도를 더 높이는 농구 스타일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양동근의 ‘35세’를 보게 됐다.
최근 경기 용인 KCC체육관에서 만난 이정현은 “형이 지금 내 나이 때 현대모비스에서 이대성(오리온)을 받쳐주는 모습을 유심히 보고 있다. 선수마다 포지션 장점을 살려주면서 득점과 수비에 기여하는 영리한 플레이가 지금 보니 더 돋보였다”고 말했다. 변화의 핵심은 효율성이다. 이정현은 “꼭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후배들이 자신있게 에이스 노릇을 하도록 돕고 내 야투율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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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5일 KGC에서 데뷔한 이정현은 현재 481경기 연속으로 나서며 KBL 최초 500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별한 감흥은 없다. 프로에서 11년간 꾸준히 뛰었다는 자부심이 크다”는 이정현에게 이번 시즌은 의미가 남다르다.
KGC 시절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한 이정현은 2016~2017시즌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4쿼터 종료 5초를 남기고 절묘한 1대1 골밑 돌파로 우승을 결정짓는 ‘위닝샷’을 터트리며 KBL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3번째 우승 ‘위닝 샷’을 그려보지 않을 수 없다.
“KGC에서 우승할 때 (양)희종이 형이 후배들을 받쳐줬던 역할을 제가 해서 우승을 한다면 또 다른 감동을 느낄 것 같아요. 만약 마지막에 결정을 지어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하면 교창이가 해결을 하겠죠. 하하. 제게 기회가 주어지면 이번에는 골밑에서 스크린을 받고 외곽으로 나와 1대 1 상황에서 3점 뱅크슛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상상만 해도 들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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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