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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SSG, 무승부 12개 중 절반만 이겼어도 3위로 PS준비

입력 | 2021-10-15 03:00:00

올해 653경기중 39경기 비겨 5.9%… 40년 국내야구 역사상 최대 기록
경기일정 10% 남아 더 늘어날 것… 시즌 초반 연장 없앤 日 더 심해
812경기 중 97경기… 11.9% 달해
美, 올해도 9회말 동점땐 승부치기




이번 시즌 KBO리그는 ‘무 재배’가 한창이다. 14일까지 열린 총 653경기 가운데 39경기(5.9%)가 무승부로 끝났다. 무승부 경기 수와 비율 모두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가장 높다. 지난해까지 무승부 경기 수(24경기)와 비율(4.5%) 모두 역대 1위였던 2004년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차이다. 게다가 아직 시즌 일정을 10% 정도 남겨둔 상태라 무승부 경기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올해 무승부 경기가 이렇게 늘어난 건 후반기 들면서 연장전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연장 12회까지 진행한 뒤에야 무승부를 선언했던 전반기에는 무승부로 끝난 경기가 3경기밖에 없었다. 그러다 2020 도쿄 올림픽 휴식기 영향 등으로 남은 경기 일정이 빡빡하다는 판단에 따라 연장전을 폐지하면서 무승부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2004년에 무승부가 많았던 것도 오후 10시 이후에는 새로운 이닝을 시작할 수 없도록 한 당시 규정 때문이었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열심히 ‘무’를 키운 팀은 이번 시즌 출범한 SSG다. SSG는 12일 안방경기에서 LG와 4-4로 비기면서 시즌 12번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무승부로 SSG는 2004년 롯데(11무)의 종전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6위 SSG가 12무 가운데 절반만 이겼다면 66승으로 3위에 자리할 수 있었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무’ 풍년이다. 일본 프로야구는 이번 시즌 개막 때부터 아예 연장전을 없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 때문이었다. 그 결과 같은 날 기준으로 전체 812경기 가운데 97경기(11.9%)가 무승부로 끝났다. 역시 2012년에 나온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다 무승부 경기(74경기)를 뛰어넘은 결과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는 팀당 평균 16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1982년 주니치가 세운 이전 최다 무승부 기록(19경기)이 ‘귀엽게’ 보이게 만들고 있다. 소프트뱅크(20무)가 이미 당시 주니치 기록을 뛰어넘었으며 요미우리와 지바롯데가 각각 19경기 무승부로 당시 주니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승부치기 제도를 통해 승부를 가렸다. 연장 10회가 되면 주자를 2루에 놓고 경기를 시작하는 방식이다. 승부치기가 경기 시간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야구 전통’을 훼손한다는 목소리가 적잖다. 미국 CBS 방송은 “12회 이후까지 진행한 경기는 전체 0.4%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메이저리그도 12회까지 동점이면 무승부로 처리하는 게 승부치기보다 낫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