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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생계수단?” 게임하고 월 100만원 버는 시대…한국만 ‘예외’

입력 | 2021-10-13 07:30:00


블록체인 게임 ‘엑시인피니티’ 플레이 화면 (엑시인피니티 공식 유튜브 캡처) © 뉴스1

글로벌 게임시장 트렌드가 ‘페이투윈’(Pay to Win·P2W)에서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으로 옮겨가고 있다.

P2W 게임이란 ‘돈을 써야 이기는 게임’이다. 이용자가 돈을 쓸수록 캐릭터의 능력치가 높아지고, 좋은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그간 P2W 시스템은 국내 게임사들의 대표적인 수익 모델이었지만, 최근 이용자들에게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P2E는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아이템과 캐릭터를 ‘개인의 소유’로 만든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아이템을 다른 이용자에게 팔고, 이를 코인 및 현금으로 교환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

한국형 비즈니스 모델이라 불린 ‘P2W’ 방식이 최근 한계에 봉착한 가운데 ‘P2E’가 국내 게임사들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캐릭터 팔고 40만원 번다?… 돈 버는 게임 ‘엑시인피니티’ 화제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P2E 게임은 베트남 스타트업 스카이마비스가 개발한 ‘엑시 인피니티’다. 최근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가 18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엑시인피니티는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시켜 캐릭터 간 전투를 붙이는 게임이다. 비교적 단순한 그래픽과 게임 방식에도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바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엑시라 불리는 캐릭터들은 저마다 다른 생김새와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해당 캐릭터는 회사가 지원하는 거래소를 통해 이용자 간 거래가 가능하다. 캐릭터 당 평균 가격은 20만~4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캐릭터 거래에 사용되는 암호화폐 엑시인피니티 토큰(AXS)은 최근 가격이 폭등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5월 개당 5000원대에 거래되던 AXS는 최근 개당 1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과 5개월 사이에 가격이 30배 폭등한 셈이다.

◇ 돈 버는 게임, 필리핀에선 ‘생계수단’…“월 70만~100만원 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엑시인피니티가 동남아 국가에서 단순 게임이 아닌 ‘생계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업률이 치솟은 상황에서 엑시인피니티는 학생, 자영업자, 은퇴한 노부부의 새로운 생계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9월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2021) 참석한 ‘제프리 저린’ 스카이마비스 공동 설립자가 밝힌 게임 일일 이용자수는 140만명. 이중 60% 이상이 필리핀 이용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인피니티를 통한 월 수익금은 70만~100만원 수준. 한국서 전업으로 삼기엔 부족한 액수지만, 필리핀의 경제 사정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제프리 저린은 “최근 필리핀에서 다큐멘터리 한편이 등장했는데, 팬데믹 상황에서 엑시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필리핀 노부부에 대한 이야기다”며 “엑시인피니티는 게임 그 이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모바일 게임 개발자는 게임을 무료로 하게 하고, 스킨 아이템 게임 내 자원을 이용자들에게 직접 판매한다. 중요한 건 이용자의 돈이 모두 개발자에게 간다는 것”이라며 “저희 모델은 캐릭터를 생성하고 거래하면서 드는 모든 가치의 95%가 이용자들에게 돌아가고, 게임 개발자들은 수수료로 4.25%만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 위메이드 ‘미르4’, 한국 P2E 게임 이끈다…“월 40만원 수익”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 정식 출시 (위메이드 제공) © 뉴스1

한국의 P2E 게임 선두주자는 모바일 게임 ‘미르4’를 서비스 중인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지난 8월, 글로벌 170개국에 미르4를 출시하면서 캐릭터와 아이템 거래가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했다.

미르4 글로벌 버전에서는 게임 속 중요 재화인 ‘흑철’을 유틸리티 코인 ‘드레이코’로 교환할 수 있다. 드레이코는 블록체인 지갑서비스 ‘위믹스 월렛’에서 암호화폐인 ‘위믹스’로 교환할 수 있으며, 위믹스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돼 있어 ‘현금화’가 가능하다.

유성만 리딩 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르4에서 흑철을 24시간 동안 1달 내내 생산하면 약 40만~45만원의 수익화가 가능하다”며 “저임금 국가(중남미, 동남아, 동유럽) 등 일반 유저들을 유입하기에 충분한 당근효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르4는 지난달 30일, 글로벌 버전의 전체 서버 수가 100개를 넘어섰다. 지역별로 서버 수를 살펴보면 아시아 48개, 북미 27개, 남미 13개, 유럽 11개, 인도 1개다. 미르4의 글로벌 성장과 함께 암호화폐 ‘위믹스’의 가격도 급등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 8월 개당 200원대에 거래되던 암호화폐 ‘위믹스’의 가격은 최근 개당 2000원대까지 올랐다.


◇ 글로벌 트렌드 바뀌는데…한국만 ‘제자리걸음’


세계 시장에선 ‘돈 버는 게임’이라 불리는 P2E 게임이 흥행 궤도를 달리고 있지만, 한국 이용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게임 규제당국인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P2E 게임의 국내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에선 엑시인피니티 게임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아이템 거래를 지원하는 ‘마켓 플레이스’ 페이지에는 접근이 차단돼있다.

이유는 ‘사행성’에 있다. 지난 7월 블록체인 게임을 위한 국회 1차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송석현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서비스분류 팀장은 현행법상 블록체인 게임의 등급분류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은 획득한 아이템을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로 교환이 가능하고, 심지어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이 심해 법정 통화로 인정받지도 못했다”며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바꾸고, 이를 환전하는 건 사행성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게임의 핵심 재미는 PLAY TO WIN(이기기 위한 것)이다. 몬스터를 이기고, 상대방을 이기고, 경쟁에서 살아남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협동심이 생겨난다”며 “블록체인 게임의 유통은 게임의 핵심을 PLAY TO EARN(돈을 벌기 위한 것)으로 바꾸고, 이용자들은 어떻게 재산상 이익을 극대화할 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게임위가 블록체인 게임에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전 세계는 성장하고 있는데 한국만 제자리걸음이라 업계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등급분류를 내어주지 않으려면 기준이라도 명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