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말 전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은 취리히 고위급 회담에서 이에 관해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CNN과 액시오스,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연말 전 화상 회담을 하기로 미·중 간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회담은 무려 여섯 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 당국자는 이날 고위급 회담을 “정상회담을 위한 생산적인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 양측이 통상의 대화 지점을 넘어서서 광범위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액시오스는 당국자 설명을 인용, 이날 취리히 회담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한 가장 깊이 있는 회담”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회담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오판’을 피할 토대를 제공하는 중요한 단계로 평가했다고 한다.
이 당국자는 향후 이뤄질 화상 정상회담을 두고는 “양국 간 경쟁을 책임있게 관리하려는 노력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정직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기대했다. 화상 회담 시기 등 세부 사항은 향후 며칠간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화상 회담 아이디어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역시 부주석 신분으로 중국의 이인자였던 시 주석과 오랜 우정을 쌓아 왔었다.
시 주석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순방을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오는 30~31일 이탈리아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계기로 두 정상이 대면 회담을 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중국 측의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시 주석과 두 차례 정상 간 통화를 했다. 그는 지난달 시 주석과의 취임 후 두 번째 통화에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 간 취리히 고위급 회담을 거론, “매우 높은 급에서의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합의가 도출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상급 관여는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한다는 우리의 노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 뒤, 양국 정상 간 회담의 형태와 시기 등 최종 세부 사항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들 분야 중 실제로 미국과 중국이 생산적으로 협력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이를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안정적 상태에 도달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이날 회담에서 설리번 보좌관에게 양국 간 대치가 서로는 물론 세계에도 심각한 해를 입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