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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앞 ‘묻지마 폭행’ 당한 태권도 관장 “입술 깨물며 참았다”

입력 | 2021-09-30 15:20:00


부산의 한 태권도 관장이 원생들 보는 앞에서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전날 오후 4시 10분쯤 부산의 한 태권도장 앞에서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올린 관장 A 씨는 태권도 수업을 마친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차에 태운 직후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가해자는 “네가 선생이냐. 관장이냐?”며 다가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주먹으로 A 씨 뒤통수를 때렸고 A 씨가 밀쳐내며 “누구신데 절 때리냐? 저를 아시느냐?”고 묻자 얼굴을 집중적으로 구타했다고 한다.

‘이런 게 묻지 마 폭행이구나’ 생각했다는 A 씨는 “저도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상대를 공격하려고 했지만, 지켜보는 아이들과 동네 주민들 앞에서 태권도 관장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될 것 같아 입술 꾹 깨물며 참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도착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고, A 씨는 아이들을 진정시키면서 안전하게 귀가시켰다고 한다.

가해자는 형사입건됐으며, 조사 후 귀가처리 됐다고 A 씨는 전했다.

A 씨는 “가해자도 아이 아빠라고 하더라”며 “저에게 또는 아이들에게 원한 있나 물으니 ‘아니라고’ 했다. 그럼 도대체 왜 그랬냐 했더니, 술도 조금 마셨고 우연히 지나다 아이들을 차량에 태우는 과정에서 무언가 마음에 안 들어 폭행했다고 한다. 제가 기억을 되돌리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이들 태우는 과정에서 잘못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은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사건 후를 설명했다.

A 씨는 “폭행 장면을 목격한 아이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늘 믿고 따르던 관장이 저렇게 맞기만 하고 공격을 못 하고 있으니 ‘우리 관장님은 왜 안 때리냐’며 울먹였던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참았던 게 잘한 일인가?’ 억울하기도 하고 아주 힘들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 게시물에는 “잘 참으셨다.”, “힘내시라” 는 응원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