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타 정치인 형에 이어 스타 앵커 동생까지 쿠오모 형제가 잇따라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64)가 성추행 사건으로 지난달 24일 주지사 직을 사퇴한 지 한 달 만에 동생 크리스 쿠오모 CNN 앵커(51·사진)도 과거에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24일 미 ABC방송의 전 총괄프로듀서였던 셸리 로스는 미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2005년 6월 크리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크리스는 ABC방송 ‘프라임타임 라이브’를 진행하다 하차했고 로스는 프로그램을 총괄한 직장 상사였다.
사건은 직장 동료들과의 송별회 자리에서 발생했다. 일행이 뉴욕 맨해튼 어퍼웨스트사이드의 한 술집에 들어갔을 때 크리스가 로스를 강하게 껴안으며 한 손으로 로스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크리스는 “당신은 이제 내 상사가 아니니까 난 이렇게 할 수 있어”라고 했고 로스는 “그러면 안 돼”라며 크리스를 밀쳤다. 그 자리에는 로스의 남편도 있었고 그가 이런 상황을 전부 목격했다고 로스는 전했다. 한 시간 뒤 크리스는 로스에게 “생각해 보니 부끄럽다”는 내용의 사과 e메일을 보냈다.
크리스는 현재 CNN에서 오후 9시(미 동부 시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쿠오모 프라임 타임’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간판 앵커다. 그는 형의 성추문이 터졌을 때 형에게 대응 방안을 알려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형 앤드루는 뉴욕주의 전·현직 보좌관 등 최소 11명의 여성을 강제로 만지거나 성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로 확인되어 주지사에서 물러났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