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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법원 “애플 ‘인앱 결제’ 강제는 반경쟁적… 외부결제 허용해야”

입력 | 2021-09-12 14:25:00

그래픽 뉴스1


애플이 앱스토어에 입점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에게 자사의 결제 방식을 강요하는 것은 반(反)경쟁적이라고 미국 법원이 판결했다. 앞서 한국에서도 지난달 31일 이 같은 ‘인앱 결제’ 관행을 법으로 금지했는데 미국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나온 것이다. 애플과 구글 등 플랫폼기업에 대한 독과점 규제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11일(현지 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북부지구 연방법원은 10일 “애플이 앱 개발자들의 외부 결제 시스템 이용을 막음으로써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는 주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90일 이내에 개발자들이 앱에 외부 결제용 링크를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애플에 명령했다.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의 (앱 결제) 외부이동을 차단하는 조항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숨기고 소비자 선택을 불법적으로 억압한다”면서 “이는 반경쟁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성공은 불법이 아니다. 애플이 독점기업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지금까지 앱스토어에 입점한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의 결제 시스템 이용을 강제하고 최대 30%의 수수료를 챙겨왔다. 이날 판결로 인앱 결제가 금지되면서 앞으로 개발자들은 이런 ‘통행세’ 납부를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재판은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의 개발사 에픽게임스가 애플의 이런 앱스토어 운영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작년 8월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제한 부분만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은 대체로 애플 측의 승리로 끝났다. 가령 에픽게임스가 그동안 애플을 건너뛰고 이용자들에게서 직접 매출을 올린 것에 대해서는 애플과의 계약 위반으로 보고 판매액의 30%를 애플 측에 지급하도록 했다. 또 애플이 지금처럼 각종 거래에서 30%의 수수료를 챙기는 앱스토어 사업 관행도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다. 이 때문에 애플과 에픽게임스는 이번 판결에서 각자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에픽게임스 측은 이러한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드러내며 항소하겠다고 언론에 밝혔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최고경영자(CEO)는 트윗을 통해 “오늘의 판결은 앱 개발자나 소비자들의 승리가 아니다”며 “에픽게임스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측은 법원 판결에 대해 “오늘 법원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을 재확인해줬다”며 “이는 앱스토어는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항소를 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따라서 향후 법정 공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외부결제 링크의 실제 도입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