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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생크 탈출’처럼…숟가락으로 땅굴 파 팔레스타인 6명 탈옥

입력 | 2021-09-07 16:19:00

게티이미지코리아


팔레스타인 죄수 6명이 숟가락으로 수개월 간 이스라엘 교도소 감방의 바닥을 파낸 끝에 탈출에 성공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헬기와 무인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고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 또한 강력 대응을 지시했지만 탈옥 과정에서 드러난 교정당국의 관리 부실 등으로 ‘뒷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6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북부 베트셰안의 길보아 교도소에서 반이스라엘 투쟁을 이끈 혐의로 수감됐던 죄수 6명이 탈옥했다. 이중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파타 당의 군사조직 ‘알아크사 순교여단’의 고위직을 지낸 자카리아 주베이디도 포함됐다. 주베이디는 살인미수를 포함한 20여 건의 범죄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나머지 5명 또한 서안지구에서 대이스라엘 투쟁을 활발히 벌였다. 6명 중 4명이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들은 모두 한 방에서 기거했다.

이날 오전 4시경 인원 점검 때 탈옥 사실을 알게 된 교도소 측은 성인 남자가 통과할 수 있을 만큼 큰 구멍이 화장실 싱크대 밑바닥에 있고, 이 구멍이 교도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땅굴과 연결된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감방에 숨겨놓은 녹슨 숟가락으로 수개월 동안 구멍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바깥으로 나온 이들은 자신들을 기다리던 차량을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를 감안할 때 외부 조력자의 도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탈옥범 6명 중 3명은 이전에도 길보아 교도소에서 탈옥을 시도한 전력이 있다. 이런 그들을 같은 감방에 지내게 내버려 둔 것 자체가 추가 탈옥의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들의 탈옥 당시 감시탑에 근무하던 직원 또한 잠들어 있었다는 사실 또한 밝혀졌다.

이들의 탈옥사실이 알려지자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축하 행진을 벌였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또한 “용맹한 팔레스타인 군인의 승리”라고 환호했다. 6명 중 일부는 이미 국경을 넘어 요르단으로 도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