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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도 백신 오접종…140여명 기한 지난 화이자 맞았다

입력 | 2021-09-04 15:05: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오접종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해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대학병원에서 해동 후 접종 권고 기한이 지난 백신을 140여 명에게 접종하는 일이 일어났다. 질병관리청은 이들에 대한 재접종 여부를 검토 중이다.

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고려대서울구로병원은 지난달 26~27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진행하면서 해동 후 접종권고 기간이 임박했거나 초과한 백신을 140여 명에게 접종했다. 대부분 1차 접종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이자 백신은 냉동 상태에서 보관하고 냉장고나 상온에서 해동해서 써야 한다. 미개봉 바이알(병)은 영상 2∼8도에서 최장 31일간 보관할 수 있다. 다만, 상온에서는 최대 2시간까지만 보관해야 하고, 바이알을 열어 식염수에 희석했다면 6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뒤늦게 오접종 사실을 알아챈 해당 대학병원 측은 전날 늦은 밤 접종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해동 후 접종 권고기한이 임박했거나 약간 초과된 백신을 접종받으신 것으로 확인됐다”며 “안전성에 우려는 없지만 충분한 면역이 생기지 않을 우려가 있어 질병관리청 전문가 심의위원회에서 재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구로구 보건소는 “유효기간이 8월 20일 또는 26일인 백신을 8월 26일, 27일에 접종했다”며 “병원은 이 사실을 3일 인지하고 오후 5시에 보건소로 유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폐기될 백신을 맞은 접종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측은 이상 반응이 있는 접종자는 바로 응급실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몇몇 접종자는 이상 반응으로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대구로병원 관계자는 “백신 재접종 여부에 대한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정부지침에 따라서 후속 조치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점검, 관리, 교육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부산과 울산에 이어 대구에서도 백신 오접종 사고가 발생했다. 대구 수성구의 한 병원에서는 지난달 26일 유효기한이 경과한 화이자 백신을 7명에게 접종했다. 부산의 한 병원에서는 지난달 말 8명이, 울산의 한 병원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91명이 유효기한이 경과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