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총격-폭력-도로 봉쇄 등 SNS에 올라온 정보 앱에 띄워 이용자들 위협 회피에 큰 도움… 美로 도피한 앱 개발 26세 여성 “과거 테러때 정보 부족이 계기… 여성, 아이와 함께 철조망 못넘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자유와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여성들이 스마트폰 안전 정보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응하고 있다. 탈레반의 폭력과 검문이 이어지자 아프간 스타트업이 개발한 앱을 통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정부가 무너진 아프간에서 자구책을 찾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20대 여성 사라 와헤디가 개발한 안전 정보 앱 ‘에테사브’가 탈레반 치하의 아프간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3일 에테사브 앱 화면에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을 알려주는 글과 표시가 떠 있다. 에테사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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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의 에테사브 직원들은 집에 숨어 몰래 정보를 올리고 있다. 앱은 “○○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도로를 막고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하는 대신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검문소가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면서 탈레반을 자극하지 않으려 하지만 언제 탈레반이 집으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히 여성 직원들이 탈레반의 탄압을 받을 수 있어 사진 등의 개인정보를 앱과 소셜미디어에서 모두 삭제했다고 했다. 일부 직원은 탈레반의 탄압을 받는 하자라족이다. 와헤디는 자신만 카불을 빠져나왔다는 죄책감에 직원들이 아프간을 탈출하도록 애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은 모두 25세 이하”라며 “전쟁 속에 자라 온 아프간의 청년세대는 낡은 집단의 통치 속에서 다시 자신을 숨길 수밖에 없게 됐고, 탈출할 방법도 없는 이 상황이 감옥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