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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2주차 돌입…美 “적대 의도없고 정례적·방어적 훈련”

입력 | 2021-08-23 13:34:00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2021.8.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정부 당국자가 2주차에 접어든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에 대해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이번 훈련에 반발해 무력시위 가능성까지 시사했던 북한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3일 오전 서울시내 호텔에서 진행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한미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긴밀히 조율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오랜 기간 지속돼온 것으로 정례적이며 순전히 방어적”이라며 “(한미) 양국의 안보를 지탱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미 양국 군은 이달 16~21일 후반기 CCPT 1주차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이날부터 2주차 일정에 돌입했다. CCPT는 북한의 침공에 따른 전면전 상황 등을 가정해 한미 양국 군이 매년 전·후반기 2차례 실시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서 야와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운데)가 평양 보통강 강안 다락식 주택구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그러나 북한은 이달 1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 담화에서 이번 한미훈련이 “적대적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그 중단을 요구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한미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우리 군 주도 위기관리참모훈련(CMST)가 시작된 10일엔 “내외의 한결같은 규탄·배격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달 11일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이 이번 한미훈련과 관련해 “(남한 당국)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란 내용의 담화를 발표, 이번 한미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무력시위를 예고한 것이란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훈련 1주차가 마무리된 현재까지도 ‘군사적 도발’ 카드를 꺼내지 않은 상황이다.

훈련 개시를 하루 앞둔 이달 15일 북한 당국이 동해 동북방 일대에 항행경보를 발령했던 것으로 알려져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도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후에도 북한 측으로부턴 ‘특이동향’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게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김 대표 뿐만 아니라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 평양 담당 차관이 현재 북핵 관련 협의를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점 등을 고려해 북한이 관련 동향을 주시하며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함경도 등 북한 북부지방에 쏟아진 폭우로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점 또한 북한이 한미훈련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자제하게 만드는 한 배경이 됐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북한군은 지난달부터 하계훈련을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언제든 일정 수준 이상의 무력시위를 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우리 군 당국도 2주차 한미훈련에 병행해 대북경계·감시태세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한미훈련은 현재 예정대로 정상 진행 중”이라며 북한 측 동향에 대해선 “현재까지 추가로 설명해줄 만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 전반기 CCPT 땐 2주차 훈련이 시작된 3월15일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김여정 부부장)이라며 한미 당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냈고, 훈련이 끝난 뒤인 같은 21일엔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그리고 같은 달 25일엔 동해상으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신형 전술유도탄·KN-23 개량형)을 각각 2발씩 발사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지난 3월 담화에 이어 이달 1일 담화에서도 “우린 (한미) 합동군사연습의 규모·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이 없다는 말로 훈련 실시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올 후반기 CCPT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 등을 감안해 ‘필수 인원’만 참가한 채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된 채 진행되고 있다. 이번 CCPT는 오는 26일 마무리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