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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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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귀한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드물다.” ―스피노자 ‘에티카’ 중
보통 스피노자 하면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이 회자되지만 사실 스피노자는 이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철학자는 그에 못지않은 명언을 남겼는데, 바로 ‘에티카’의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 문장이다. 해석하기에 따라 모든 고귀한 것은 흔치 않기에 쉽게 보기 어렵다는 뜻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소년 시절 멋모르고 접한 뒤부터 이 문장은 내 삶의 금과옥조가 됐다. 암스테르담에 찾아간 것도, 17세기 유럽에 대한 역사서를 탐독한 것도 스피노자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이 구절은 처음 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 삶과 사고를 이끄는 등불 노릇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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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미디어 범람 속에 사는 우리는 타인을 조롱함으로써 쾌락을 얻는 것은 아닐까. 타인에게 얽매이지 않는 삶, 스피노자의 문장이 내게 가르쳐주고 있는 교훈은 바로 이 자유의 의미이다. 자칫 개인의 자유로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스피노자는 이 자유가 결코 혼자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 사물과 나의 관계를 ‘건강하게’ 정립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관계를 통해 나는 비로소 타인과 비교할 수 없는, 비교할 필요도 없는 고귀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셈이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