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가석방으로 출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13일 오전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택이 아닌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먼저 찾으며 사실상 곧바로 경영에 복귀했다.
정부가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 고려’를 가석방의 사유로 들었고, 하루빨리 구체적인 경영 성과를 기대하는 사회적 기대가 적지 않은 만큼 시급한 경영현안을 최우선적으로 챙기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시10분쯤 서울구치소를 출발한 이 부회장은 11시경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스마트폰·가전사업 등 주력 사업 부문 및 사업지원TF 등 실무 경영진을 만나 시급한 경영 현안을 우선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왕=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재계 관계자는 “자택보다 서초사옥을 먼저 찾아 삼성전자 핵심 경영진을 우선적으로 만난 것은 실질적인 성과를 서둘러 만들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라며 “취업제한, 보호관찰 등 가석방 출소로 인한 여러 제약들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나 이 같은 논란에 발목 잡히지 않고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곧바로 대규모 투자 결정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등 삼성전자 미래 사업 전략을 찾는데 매진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국내외 현장 경영 활동도 곧 재개될 전망이다.
13일 가석방으로 출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의왕=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총수 부재’라는 악재를 털어내게 된 삼성전자 경영시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당장 20조 원을 들여 짓게 될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부지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도 현지 완성차 업체와 조인트벤처 설립 등 미국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후보군을 두고 고민을 이어오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사업 영역, 규모의 제한 없는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왔지만 최고경영진의 의사 결정이 늦어지면서 이렇다 할 투자 및 M&A 발표를 못 하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