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는다는 말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잘 어울리는 말이다. 도쿄 올림픽에서 인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육상 종목에서 우승한 투창 선수는 무려 12억 원의 포상금을 쥐게 됐다. 금 2, 은 4, 동메달 6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내고 귀국한 대만 대표팀도 금메달리스트가 8억2000만 원을 받는 등 돈방석에 올랐다. 이들의 귀국행에 대만 정부는 전투기 4대를 발진시켜 에스코트하는 최고의 영예를 제공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포상금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와 싱가포르로 약 8억5000만 원이었다. 대만 다음으로 홍콩(약 7억4000만 원), 인도네시아(약 4억 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약 4300만 원) 독일(약 2500만 원) 등은 상대적으로 적다. 올림픽에서 50∼100개가량의 메달을 휩쓰는 스포츠 강국일수록 억대 포상금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은 국가가 지급하는 포상금만 따지면 금메달 6300만 원으로 특별히 많은 금액은 아니다. 매달 주는 연금도 2000년에 금메달 기준(연금 점수 90점)으로 100만 원으로 오른 뒤 21년째 묶여 있다. 연금은 1975년부터 지급됐는데 당시 금메달리스트에게 2급 공무원인 이사관급 월급인 10만 원을 준 게 시작이었다. 1970년대 당시 서울 시내버스 요금이 10원이었고, 현재 1300원으로 130배 오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림픽 연금은 삭감돼 왔던 셈이다.
▷선수들이 흘린 땀에 대한 보상 기준을 메달 여부로 정하면 간편할 수는 있겠지만 개인이나 단체, 기록이나 격투 경기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또 프로 스포츠가 발전한 인기 종목과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4년을 달려온 비인기 종목에 대한 보상을 천편일률적으로 하는 게 맞는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무엇보다 몇몇 종목에 치우친 우리 올림픽 메달의 저변을 넓히려면 보상 체계를 시대 변화에 맞춰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황인찬 논설위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