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앞 월스트리트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고급 양복과 넥타이, 하이힐 구두로 상징되던 미국 뉴욕 월가 ‘금융맨’들의 패션이 편한 캐주얼 복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이런 변화를 몰고 온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다.
NY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 대형 금융회사 직원들은 1년이 넘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에 복귀하면서 더는 예전의 격식 있는 복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집에서 근무하는 동안 편한 반바지와 트레이닝복을 주로 입었다. 영상 회의를 할 때도 위엔 셔츠를 입더라도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아래는 추리닝바지를 착용했다. 직원들이 사무실 출근을 재개하자 각 회사 경영진은 팬데믹에 지친 직원들의 드레스코드(복장 규정)를 조금씩 완화해주는 분위기다.
이런 바람을 타고 요즘 월가에서는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복장 스타일이 자주 눈에 띈다. 직원들이 넥타이를 안 매는 것은 기본이고 폴로셔츠나 면바지, 심지어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경우도 많다. 신발은 딱딱한 구두나 하이힐 대신 운동화나 단화로 편하게 신고, 스포츠 브랜드 룰루레몬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과 확 달라진 분위기 때문에 어느 직원이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면 동료들이 “오늘 이직 인터뷰라도 잡혀 있나”라고 놀린다고 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