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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밀유지 약속 깨 방역 혼선 일으킨 송영길의 가벼운 입

입력 | 2021-07-30 00:00:00


집권 여당 대표가 코로나19 백신 제약사 측과의 비밀유지 협약에 해당하는 공급 물량과 일정을 공개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그제 방송에서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 문제와 관련해 “원래 25일 75만 도스, 31일 121만 도스 등 196만 도스를 받기로 한 것이 연기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모더나 간의 영상회의로) 다음 주에 130만∼140만 도스를 제공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다. 8월에 850만 도스는 예정대로 들어온다고 한다”고 했다.

백신 제약사들은 백신 가격이나 세부 공급 일정, 면책 조항 등을 비공개로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특혜 시비’를 방지하려는 의도다. 이를 어기면 공급 일정을 늦추거나 물량을 줄이는 등 페널티를 가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백신 사전 확보에 미적댔던 우리나라는 철저히 ‘을’의 처지에서 제약사 측과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

방역 당국이 송 대표의 백신 수치 발언 이후 “물량을 섣부르게 공개하는 것에 따른 페널티 위험 등을 고려할 때, 확정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 세부적인 월별 일자별 물량은 공개 범위가 아니다”라며 ‘유감’의 뜻을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백신 협상과 도입 과정이 그만큼 조심스럽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송 대표는 어제 “모더나의 귀책으로 공급이 지연된 것이기 때문에 위반이 아니다”라고 했다. 일단 모더나 공급이 재개된다고 하자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사과를 하기는커녕 모더나 탓을 하며 방역 당국의 ‘유감’ 표명을 질책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나 다름없다.

5월에도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화이자 백신의 주별 도입 물량을 공개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전 장관이나 송 대표나 결국 현 정부가 백신 수급 등 코로나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점을 홍보하려는 의도가 앞섰을 것이다. 송 대표는 “국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했던 말”이라고 했다. 변명에 불과하다. 코로나 진행 상황이나 백신 도입 등 전문적인 방역 이슈에 대해선 책임 있는 방역 당국자만 입을 여는 게 쓸데없는 혼선을 줄이고 국민 걱정을 덜어주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