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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딸 시신 곳곳에 상처 투성이…친부 “울음소리 짜증나 때렸다”

입력 | 2021-07-14 11:37:00


생후 20개월 된 딸은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방치한 친아버지가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나서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14일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A 씨(29·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어느 순간부터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나기 시작했다”며 “그날 밤잠을 자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중순 대전 대덕구 집에서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우는 아기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A 씨는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딸이 숨지자 아내 B 씨(26)와 공모해 딸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름 넘게 화장실에 방치했다.

아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아기의 다리가 부러지고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있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해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이 지난 9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아기 외할머니이자 B 씨 어머니로부터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아기 시신을 찾아냈다.

아기의 친어머니인 B 씨는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돼 지난 12일 구속됐다.

A 씨는 112신고 사실을 알고 곧바로 집에서 도망쳐 사흘 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A 씨는 이날 오후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성폭행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피해 여부 등은 국과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