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관련해 방역당국이 ‘락다운’(봉쇄령)에 가까운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과 2주 뒤 대규모 백신 예방접종으로 ‘4차 대유행’이 통제될 것으로 보고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0시부터 25일 밤 12시까지 2주간 수도권에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한다. 새로운 거리두기 조치에는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 모든 행사와 집회 금지, 전면 원격수업, 실외 스포츠 제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수차례에 걸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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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번 유행은 청장년층, 소규모 모임 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됐다”며 “2주간 유행을 확실히 억제한다면, 우리 사회는 일상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 세계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을 막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무엇을 꼽을까.
델타 변이주 확산, 백신 예방접종률 등의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거리두기를 현재보다 강화하기 보다는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WHO “마스크 아직 벗으면 안돼…거리두기, 부정적 영향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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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후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자살문제도 늘고 있다”며 “코로나 19로 인한 정서적 피로감, 스트레스 등으로 아동 학대, 노인 학대 등의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행 방역수칙인 마스크 의무 착용, 1m 이상 거리두기, 손 자주 씻기, 환기 자주하기 등은 백신 예방접종률과 상관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전문가들은 영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앞서 영국 정부는 오는 19일(현지시간)을 ‘자유의 날’로 지정하고, 이날부터 실내외 관계없이 개인이 모든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없앤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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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예방접종률이 높은 영국에서는 ‘집단면역’ 형성을 시도해볼 수는 있다”며 “가장 우려해야할 일은 예방률, 적응범위가 낮은 백신만을 확보한 국가들이 거리두기 완화, 국가 개방 등의 조치를 시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리아 반 커코브 WHO 기술 책임자는 “델타 변이주는 알파 변이주보다 전파력과 변이속도 모두 빠르다”며 “델타 변이는 현재 104개국, 알파 변이는 173개국, 베타 변이는 122개국, 감마 변이는 74개국에서 발견됐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4가지 유형의 바이러스가 모두 존재한다”고 했다.
◇WHO “의료진, 기저질환자 등은 백신 접종 완료해야…70%가 목표”
WHO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막기 위해서는 올해까지 전 세계 인구의 40%, 2022년까지는 전 세계 인구의 70% 가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했다.
마리안젤라 시마오 WHO 부국장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 입원률과 사망률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저질환자, 노인 등 바이러스 취약계층에 일정한 수준의 예방접종률을 달성하지 못한 많은 국가들은 거리두기 완화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사무총장도 “수백만명의 의료·돌봄 종사자들이 아직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전 세계 경제를 회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하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