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서 생계비 등 지원받았지만 밀착 관리 ‘고위험 가구’선 제외 1인 아닌 2인 가구라 해당 안돼 전문가 “지역 돌봄, 더 촘촘해야”
서울 강서구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강서경찰서와 동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전날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 중 어머니와 아들 A 씨는 구청이 관리하는 맞춤형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주거급여를 받아왔다. 모자와 함께 시신으로 발견된 친척 여성 역시 다른 지자체에 등록된 수급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0대 중반인 아들 A 씨는 관절 류머티즘(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미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편함을 겪지만 한국에서는 장애 등급 판정을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A 씨의 어머니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최근 어깨 부상으로 긴급 의료비 지원을 받아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 혜택을 받는 가구들 가운데 고독사 위험이 있는 홀몸노인이나 지병을 앓는 1인 가구 등은 ‘고위험 가구’로 분류돼 지자체의 집중 관리를 받는다. 하지만 A 씨 모자는 2인 가구여서 고위험 가구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게 관할 동주민센터의 설명이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A 씨 가족을 가장 마지막으로 본 게 올해 4월에 쓰레기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집 앞에 방문했을 때였다. 당시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했다.
사회복지기관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계층이 더욱 고립될 수 있다며 지원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사회복지관장은 “강서구 모자의 경우 기초수급급여 지원은 이뤄졌지만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돌봄 체제가 보다 촘촘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점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