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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 빌 코스비를 빌 클린턴으로…BBC 기자의 실수

입력 | 2021-07-01 22:30:00

‘빌 코스비’를 ‘빌 클린턴’으로 잘못 말한 BBC 미셸 플뢰리 기자. BBC 방송화면 캡처


BBC 기자가 성폭행 혐의로 2년간 복역하다 풀려난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83)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74)으로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날 BBC의 앵커 휴 에드워드는 생방송 중 미셸 플뢰리 기자가 ‘빌 코스비’ 대신 ‘빌 클린턴’을 잘못 언급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23년차 베테랑 기자인 플뢰리는 앞서 성폭행 혐의로 2년 동안 복역 중이던 빌 코스비가 연방대법원에서 돌연 무죄 판결을 받고 필라델피아 외곽에 있는 자택으로 귀가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코스비가 수용됐던 펜실베이니아주 교도소 앞에서 리포팅을 하던 플뢰리는 “이곳이 ‘빌 클린턴’이 2년간 있었던 곳”이라면서 “성폭행에 대한 유죄 판결을 뒤집은 그는 오늘 밤 자기 집 침대에서 자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42대 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을 한순간에 성범죄자로 만들어버린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성 추문에 휩싸인 바 있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은 없다.


미국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 사진=(GettyImages)/코리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사진=(GettyImages)/코리아

이후 화면이 앵커가 있는 스튜디오로 전환되면서 에드워드의 당황한 표정이 화면에 잡혔다. 그는 “기자가 빌 코스비 대신 빌 클린턴으로 잘못 말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우리는 분명 빌 코스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나 플뢰리의 실수는 이미 전파를 탔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보도 주인공이 빌 코스비가 아니라 빌 클린턴이길 바란 거 아니냐” “실수인 척 일부러 의도한 것 같다” “BBC가 평소 가지고 있던 편견이 드러났다”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미국의 아버지’라고 불렸을 정도로 코미디언으로서 한때 큰 사랑을 받았던 코스비는 한 대학 교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2018년 1심에서 징역 3~10년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대법원은 코스비가 공정한 사법 절차를 누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기각하고 석방을 명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