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주인님/MBC © 뉴스1
지난 13일 종영한 ‘오! 주인님’의 경우 지난달 29일 방송분은 1부 0.9%, 2부1.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1부보다 2부가 0.2% 포인트 높았지만 이 역시 1%대 초반에 머물면서 체면을 구겼다. 지난 7일 방송된 ‘이미테이션’도 1회 1부 1%, 2부 0.9%의 시청률을 각각 나타냈다.
지상파 드라마가 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4월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어서와’부터였다. 이후 ‘오! 주인님’과 ‘이미테이션’이 ‘어서와’의 0.9% 기록과 동률을 보이면서 역대 지상파 최저 시청률 경신이라는 굴욕은 면했으나, 또 한 번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지상파 드라마의 위기론이 지속되는 이유에는 주요 PD 인력 이탈, 상승한 제작비와 배우 개런티, 부족한 자금력과 미디어 환경 변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으나,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이 타 채널에 비해 떨어지면서 시청자들의 외면받게 됐다는 점이 주된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부족한 경쟁력은 오랜 시간 공고히 쌓아왔던 충성도 높은 시청층의 이탈로 이어졌고,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상파 중에서도 SBS는 지난 2019년 첫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스토브리그’를 재차 성공시키는 등 스타 캐스팅 등 경쟁력을 강화한 콘텐츠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모범택시’도 자체최고시청률 16.0%를 기록했고, 전작 ‘펜트하우스2’ 또한 29.2%를 기록하는 등 침체된 두 지상파 채널 MBC, KBS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 해결책은 결국 콘텐츠
MBC ‘오! 주인님’ 포스터© 뉴스1
◇ MBC 드라마 부진 끊어낼 수 있을까
MBC/뉴스1 © News1 DB
이 같은 상황 속 MBC는 올해 첫 평일 드라마로 ‘오! 주인님’을 선보였지만 여배우와 작가의 동거 로맨스, 시한부 설정, 뻔한 삼각관계 등 소위 말하는 ‘요즘 감각’에 동떨어진 낡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0%대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예견된 결과란 평을 받았다. 지상파 드라마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올드하고 보수적인 요소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지적됐고,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한 기획과 편성 역시 패착의 배경들로 꼽혔다.
MBC는 ‘오! 주인님’ 후속작으로 4부작 드라마 ‘목표가 생겼다’를 선보인 이후 문소리 정재영 주연의 ‘미치지 않고서야’를, 이어 4부작 드라마 ‘이벤트를 확인하세요’를 이미 편성해둔 상태다. 그 뒤 방송될 남궁민 주연의 150억원 대작 ‘검은 태양’과 이준호 이세영 주연의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이 각각 기대작으로 꼽히지만, 작품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편성이 먼저 자리잡아야 한다는 평가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배우들도 지상파에서 제안받는 드라마를 덜 선호한다거나, tvN 및 JTBC 작품들이라고 더 선호하지는 않는다”며 “채널과 플랫폼을 떠나 결국은 좋은 대본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 만큼이나 화제성도 중요한데 지상파가 과거처럼 그 어느 것도 우위에서 주도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좋은 제작 인프라에서 나오는 좋은 대본을 제시해야 스타 캐스팅도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드라마 관계자 역시도 “MBC가 오랜만에 선보인 드라마에서 특별한 기획이나 차별화된 전략이 읽히진 않았다”며 “후속 라인업이 앞서 공개됐을 당시에도 기대감이 크지 않았던 이유는 MBC 드라마가 장기간 침체돼 있었던 여파가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작가 및 감독의 영향력이기도 한데 기대감을 주기엔 제작진 라인업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라며 “후속작의 규모와 캐스팅을 나름 강화해 선보이는 만큼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