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U-23대표팀 선수들이 전반 시작 전 결의를 다지고 있다.2020.10.9/뉴스1 © News1
한국은 지난 2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조 추첨 결과 온두라스·뉴질랜드·루마니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추첨을 앞두고 가상으로 경우의 수를 꼽았을 때 ‘최상’이라 여겼던 조합이 그대로 현실이 됐다.
반면 한국과 함께 톱시드를 받은 일본은 유럽의 강호 프랑스, 북중미 다크호스 멕시코 등 쉽지 않은 상대들과 묶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어려운 조”라며 “(톱시드를 받았음에도) 긴장해야 하는 조에 들어왔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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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배경이 한국의 메달 가능성을 무조건 높여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조 편성이 워낙 좋아 생기는 주변의 기대 시선이 대표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여러 매체와 팬들은 한국의 8강 진출을 낙관하고 있다. ‘당연히’ 좋은 성과를 내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조 편성이 좋은 게 사실이다 보니 선수들도 토를 달 수도 없이 결과로 말해야 하는 흐름이다.
이런 상황이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기는 게 당연한 취급을 받는 조건이라면 웬만한 경기력과 결과로는 팬들을 만족시키가 더 어려워진다. 대회 초반, 특히 첫 경기에서 어긋나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은 B조에, 일본은 A조에 각각 속했다.(FIFA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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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최상의 조’에 속해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사실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무조건 1승 사냥감’이라 여길 팀도 없다. 오히려 너무 좋은 조 편성이 주변의 기대만 드높여 자칫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를 수 있다.
당연히 ‘최악의 조’를 받은 것보다야 훨씬 낫다. 그러나 ‘최상의 조’라 해서 안일해져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신무장을 더욱 단단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