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77호선 끊긴 구간 예타 진행 7월중 정부의 최종 결정 앞두고 남해군민-여수시민도 막판 선전전
경남 남해군 서면 이장단이 “해저터널 건설이 동서화합의 시작”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남해군 제공
“이번엔 기필코 국도 77호선을 연결하는 여수∼남해 해저터널을 성공시킬 각오입니다.”
김지영 경남 남해군 정책기획팀장은 15일 “이 터널 건설은 4만3000 남해군민, 27만9000 여수시민의 여망일 뿐 아니라 경남도와 전남도 전체의 염원”이라며 이렇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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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 여수시추진위원회’(위원장 안규철)는 최근 여수 히든베이호텔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서명운동과 함께 청와대, 국회,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서와 청원을 내고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안 위원장은 “국가 균형발전과 동서 화합, 경남과 전남의 상생 발전, 남중권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이 사업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오봉 여수시장, 장충남 남해군수도 이 터널을 화합과 상생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하영제, 김회재 국회의원은 “정파를 떠나 후손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앞서 남해군은 2월 추진위 구성을 마쳤다. 장 군수는 온·오프라인에서 4만 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달 29일 기재부와 국토부 등에 명부를 전달했다.
정부는 여수∼남해 해저터널을 ‘제5차 국도·국가지원지방도 5개년 계획’에 반영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KIPF)이 수행 중인 예타 조사는 경제성 평가(B/C), 지역균형발전성 평가, 정책성 평가를 거쳐 종합평가(AHP)로 이어진다. 경제성 평가는 마무리됐다. 투자 대비 편익을 나타내는 B/C는 1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는 사업으로 평가하지만 이 터널은 0.5∼0.6 안팎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나마 과거 네 차례 조사보다 많이 올라간 수치다. 1990년대 남해안관광벨트 계획에 따라 해상교량(한려대교)으로 구상했다가 해저터널로 변경한 데 따른 변화이기도 하다.
해저터널은 편도 2차로 쌍굴로 건설할 계획이다. 해상교량은 건설비가 1조6000억 원인 데 비해 해저 쌍굴은 6300억 원이다. 터널 5930m와 접속도로 1370m 등 전체 연장은 7.3km다. 80분 정도 걸리는 여수∼남해 차량 이동 시간이 10분으로 줄어든다. 사실상 동일 생활권으로 묶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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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와 경남도는 이 사업이 예타 조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남부내륙고속철도처럼 ‘예타 조사 면제 사업’에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할 태세다. 전남권엔 예타 면제 사업들이 많았다는 것. 김경수 경남지사와 김영록 전남지사의 ‘정치적 역할’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장 군수는 “우리 지역은 고속도로에서 접근성이 떨어지고 수도권에서 다녀가기가 너무 불편하다. 경남 서부와 전남 동부를 하나로 묶고 물류·관광 활성화를 하려면 해저터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