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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후보’ 이성윤 기소 가능성…차기 검찰수장 안갯속

입력 | 2021-04-15 16:28:00

대검, 수원지검 기소 판단 수용한 듯
'피고인 총장' 부담 떠안기에는 부담
박범계 "침묵도 메시지" 불만 내비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사건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불구속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임 검찰총장 윤곽이 다시 흐려지고 있다. 애초 ‘이성윤이냐 아니냐’ 싸움으로 평가됐던 신임 총장 후보 구도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수원지검의 이 지검장 기소 판단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확인해 왔다.

기소 시점은 차기 총장 후보군을 압축할 검찰총장후보추천위(추천위) 회의 이후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추천위 전 이 지검장을 재판에 넘길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을 살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장 후보군은 총장 공석 40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찰 조직 내 대표적인 친정권 검사로 거론되며 유력 총장 후보로 손꼽혔던 이 지검장의 입지가 여당의 4·7 재·보궐 선거 참패 등과 맞물려 점차 좁아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청와대나 추천위가 ‘피고인 검찰총장’ 탄생이라는 부담을 안고 가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이 지검장이 조직 내 신망을 잃었다는 점 등을 더해 추천위가 열린다고 해도 압축된 후보군에 이 지검장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선택지가 좁아지면서 청와대 등도 고심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 역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추천위가 임박한 상태에서 나온 관련 보도에 불편한 내색을 했다. 박 장관은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힌 이 지검장의 기소 방침’ 관련 의견 등을 묻자 “지켜보고 있다”며 “침묵하게 해달라. 침묵도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여전히 이 지검장이 유력 후보라는 시선도 있다. 정권 후반기 청와대 등을 겨냥한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카드를 선택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선거 참패로 일단 눈치는 보겠지만 결국 이 지검장처럼 친정부 성향이 짙은 후보를 지명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그대로 유임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의 2인자이면서 수사 실권자로 평가받고 있다. 총장 후보자가 기소되는 무리수를 감수하는 대신 문재인 정부 후반기 정권 의혹 수사에 대한 방어 차원의 절충안이라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