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 프로그래밍 언어 동아리 가입희망자 70%가 인문계 전공… 개발자 취업 위한 수강도 늘어 “IT업계, 문과생 안 불리하지만 무조건 장밋빛 기대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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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을 전공하며 금융권 취업을 꿈꿨던 대학생 정수민 씨(24)는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공부로 방향을 틀었다. 온라인 코딩 강의를 듣고, 코딩 스터디에 참여했다. 코딩 퀴즈를 올리는 사이트에 들어가 실전 문제도 풀어본다. 정 씨는 “요즘은 금융권조차 오히려 IT 직군을 더 많이 뽑는 분위기”라며 “채용 기회도 많고 연봉도 높은 것 같아 더 늦기 전에 개발자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IT 업계가 개발자 신입 채용 규모를 늘려가자 문과 취업준비생들까지 코딩을 배우며 취업에 도전하고 있다.
1일 기업과 일반인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공하는 멀티캠퍼스에 따르면 IT 교육 수강생 중 비전공자 비율은 2019년 34.2%, 2020년 37.4%, 2021년 42.7%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고려대 프로그래밍 언어 동아리 ‘KUCC’에는 올해 30명 모집에 약 200명이 몰렸다. 이 중 70%가 인문계 전공자였다. 나마로 KUCC 회장(24)은 “약 5년 전만 해도 지원자가 20명도 안 됐는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예전엔 저학년이 많았는데 요즘은 당장 졸업을 앞두고 취업이 급한 고학년까지 많이 들어와 코딩 시험, 공모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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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코딩을 배우면 일종의 ‘스펙’ 쌓기 차원에서 손해 볼 것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 문과 출신으로 연구직에 지원한 한 취업준비생은 “개발과 상관없는 직군인데도 면접 때 ‘코딩할 줄 아느냐’는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다”며 “이제 코딩 역량이 당락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른바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로 대표되는 IT 기업들이 처우를 대폭 개선한 것도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개발 분야는 실력이 객관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준비만 잘하면 문과 출신이라고 불리하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개발자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업체 규모와 담당 업무에 따라 처우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어를 전공한 뒤 스타트업 베이스랩스를 세운 김지윤 대표(26)는 “단순히 취업 조건만 보고 도전해서는 안 된다”며 “코딩 실력은 물론이고 자신이 맡을 업무와 산업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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