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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로 걸려온 “손가락 찾아주세요” 전화, 사연은?

입력 | 2021-03-31 16:36:00

중년여성, 택시 문틈에 끼인 손마디 절단사고
경찰관이 발벗고 찾아 병원행, 봉합 수술 못해




“제 손마디가 없어졌어요. 찾아주세요.”

중년 여성이 택시에서 내리다가 문틈에 끼인 손가락 마디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여성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2시간여 만에 손가락을 되찾았지만, 봉합 수술을 받지 못했다.

31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29일 오후 10시37분 경찰 상황실로 “손가락을 찾아주세요”라는 긴박한 신고 전화가 왔다.

신고를 한 여성은 중년의 A씨. A씨는 술자리를 마치고 택시에 올랐다가 같은 날 오후 9시50분께 자택에서 약 3㎞ 떨어진 남구의 동네에 내렸다.

A씨는 술에 취해 약 40여분을 걸어 자택에 도착할 즈음, 자신의 오른손 검지 마디 일부가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A씨는 112에 전화를 해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효덕지구대 경찰관들은 현장으로 출동, A씨의 손가락 마디가 절단된 것을 확인했다.

119구급대가 A씨를 병원으로 옮기는 동안 경찰관들은 수색 작업을 벌였다. ‘1초라도 빨리 A씨의 손가락을 찾아 봉합 수술을 받게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A씨의 신용카드 사용 내용을 추적, 택시 회사를 거쳐 운전기사 C씨를 만났다. 택시 뒷문틈에서 사고 흔적을 찾았다.

손가락 일부가 문틈에 끼여 절단된 것으로 보고 A씨가 내린 직후 택시 동선을 파악했다.

A씨가 내린 지점으로부터 300여m 떨어진 곳에서 다음 승객이 탄 것을 파악, 주변을 수색했다.

경찰관들은 뛰고 또 뛰었다. 길모퉁이에서 A씨의 손마디를 찾았다. 신고 2시간여 만인 30일 오전 0시30분이었다.

경찰관들은 A씨가 치료 중인 병원으로 급하게 손마디를 옮겼다. A씨는 응급 처치 뒤 지역의 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새벽 시간대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어 봉합 수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덕지구대의 경찰관은 “수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여러 동료가 최선을 다해 수색했다. A씨가 봉합 수술을 받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 차량 하차 시 손 끼임 사고를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