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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처갓집 패닉·초토화”…박영선 “측량 갔구나 확신”

입력 | 2021-03-31 13:31:00

오세훈, 31일 관훈토론회 참석…내곡동 땅 특혜 의혹 반박



박영선(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초청 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1.03.30. 사진공동취재단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31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적극 반박에 나섰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당시 시가 평균은 317만 원이었고, 평당 40~50만 원 손해를 보고 271만 원에 보상을 받았다”며 “당시 시가보다 1원이라도 더 받았다면 (서울시장 재직 당시) ‘시장’ 영향력이 미쳤다는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시가보다 낮게 보상받았다. 모든 문제는 해명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처가 땅이 속한 서초구 내곡동 일대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고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땅은 1970년 오 후보 장인이 사망하면서 가족에게 상속됐고, 2009년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 이후 36억 5000만 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오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처갓집은 패닉, 거의 초토화 상태”라며 “서로 지은 죄도 없이 미안해한다. 아내가 제 눈치를 보고 저도 아내 눈치를 본다”고 말했다.

오세훈 “존재를 몰랐다는 표현은 반성”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며 내곡동 토지와 관련한 해명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또한 오 후보는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자신의 과거 해명 발언과 관련해 “그 표현이 빌미가 된 것 같다. 반성하게 된다”며 “정확한 표현으로 ‘제 의식 속에 없었다’는 표현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해명이 바뀌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상대방은 거짓말을 했다고 하는데 존재도 몰랐다는 표현이 그렇게 큰 죄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박영선 “거짓말하고 논점을 흐리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전날 TV토론회에서 “오 후보가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으면서 계속 한 가지씩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후보는 “내곡동 땅 문제, 이것은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라며 “거짓말을 하고 논점을 흐리는 불공정한 공인 의식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오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그린벨트 풀리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그린벨트 풀 때 시장으로서 공직자이기 때문에 내 땅이 거기 있다고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16년 전 기억이라 ‘겸손’ 표현 쓴 것”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측량 참여 여부와 관련해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오 후보는 “(측량 현장에) 전혀 안 갔다. 제 기억에 없다”고 밝힌 뒤 “장인어른은 분명히 갔고 누가 같이 갔는지 기억 못하지만 제가 안 간 건 분명하다고 말씀하신다”며 “16년 전 일이라 사람 기억력이 믿을 게 못 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오 후보는 본인을 목격했다는 증언 등에 대해 “처음에는 분노했지만, 지금은 저도 ‘이거 내가 갔는데 기억 못하는 것 아니야’(라고 묻게 된다)”며 “토론회 때 분명히 안 갔다고 했는데 기억력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을 저는 알고 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밤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MBC 100분 토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측량 참여 의혹에 대해 “(토론회 당시) 제가 측량 현장에 갔었느냐, 안 갔었느냐 질문을 했을 때 오 후보의 얼굴 표정을 보면 ‘아, 이분이 갔었구나’ 이런 확신이 오는 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영선 “(기억력 착오) 여지를 남겨놓기 위한 것”
박 후보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오 후보가) 안 갔다고 (답변을) 해놓고 바로 기억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며 “(기억이 착오라고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