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8.2.10/뉴스1 © News1
대통령을 향한 비난수위가 높았던 만큼 북한이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서는 더 이상 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뜻을 전한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견인을 위한 정부의 운신 폭이 더욱 좁아지는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 부부장은 30일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 담화를 발표하고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에 대해 “실로 뻔뻔스러움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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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향해 ’미국산 앵무새‘·’뻔뻔스러움‘·자가당착’이라는 거친 언사도 퍼부었다.
김 부부장의 발언은 올해 초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지 않으면 남북 대화의 의사가 없다고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시 김 총비서는 군사적인 문제를 남북 간 본질적인 문제로 규정하고 ‘3년 전 봄날’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북한은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추정 발사체에 대해 26일 ‘신형전술유도탄’이라고 밝혔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배경을 두고 지난 2019년 제2차 북미정상회담(하노이 노딜 회담)이후 교착된 북미협상으로 인해 쌓인 불만을 문 정부에 그대로 표출한 것으로 관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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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은 앞서 지난 16일 한미연합훈련을 비판하는 담화를 내면서 문 정부의 임기를 콕 짚어 언급했다. 김 부부장은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명백한 것은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향후 남북관계, 북미관계 관련 우리든, 미국이든 모두 북한이 주장하는 근본문제 해결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과 자세를 보여주지 않는 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견인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강대강 대결의 악순환, 군비경쟁의 악순환만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가능성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최종적인 대북정책 수립과정에 이 같은 근본문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전향적인 입장과 전략이 반드시 포함돼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핵 문제를 단계적 군비통제로 접근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