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유색인종 가운데 아시아계에 대한 온라인상 혐오 공격과 괴롭힘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시간) 친유대계 인종차별철폐 운동단체 ‘ADL(Anti-Defamation League)’이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 중 17퍼센트가 지난 1년 동안 온라인상에서 성희롱, 스토킹, 신체적 위협, 폭행, 신상털기 또는 지속적인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6%에 그쳤던 전년 대비 54% 증가한 것으로, 증가율이 전체 유색 인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응답자 절반은 ‘인종’이나 ‘민족성’을 이유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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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것을 이유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닌 ‘차이나바이러스’로 불러야 한다고 연설해 논란을 산 바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최근 소셜 미디어 기업들의 혐오 발언 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내에서 반(反) 아시아계 공격이 급증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희생된 총격 사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총격 사건 이후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이 같은 인종 혐오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데 동참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실제로 주 경찰 당국이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21)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 인종 혐오가 아닌 ‘성 중독’ 가능성을 제기하자, 조지아주 상원 의원인 존 오소프와 라파엘 워녹, 아시아계 하원의원인 비 응우옌과 그레이스 멍이 반(反) 아시아계 폭력 급증 규탄 목소리에 힘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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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은 아시아계 외에도 Δ유대인 Δ무슬림 Δ아프리카계 Δ히스패닉 또는 라틴계 등에 대해서도 설문를 진행했다. 아프리카계 응답자 중 23%가 온라인상 혐오 공격과 괴롭힘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고, 유대인 22%,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 21% 순이었다. 아울러 인종 외 Δ성소수자(LGBTQ+) Δ여성과 Δ남성 등을 기준으로도 결과를 집계했다.
이번 조사는 ADL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올해 1월 7일부터 15일까지 18세 이상 성인 2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다. 오차 범위는 ±2.1퍼센트다.
(서울=뉴스1)